글쓴이 : 정완
  • 법학교수
  • 경희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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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 경희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경희법학연구소장
와이오밍대학교 로스쿨 방문교수
사이버범죄연구회장
한국디지털포렌식학회 감사
한국경제법학회, 한국피해자학회 이사
변호사시험, 사법시험, 행정고시 출제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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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사회, 보다 강화된 도덕재무장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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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고속도로 상에서 두 자동차 운전자 간에 사소한 시비로 감정싸움을 하다가 갑자기 한 차가 1차선에 정차를 하는 바람에 뒤따라오던 차들이 연쇄충돌 사고를 일으켰고 싸움의 당사자가 아닌 엉뚱한 운전자가 사망하는 불상사가 발생하였다. 이런 일이 왜 일어나는 것일까 ? 우리나라에서는 청소년들을 포함하여 일반인들 가운데에도 단순히 지나가다가 서로 쳐다본다는 이유로 대판 싸움을 벌이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 지나가다가 즐겁게 웃는 소리가 들린다는 이유로 남의 집에 쳐들어가 일가족을 상해하는 사람도 있고, 웃고 즐거워하는 사람들이 싫어서 자동차로 이들을 수차례 들이받는 정신이상자들도 종종 보도되고 있다. 이들의 성격이 매우 다혈질이고 사소한 일에도 참지 못하는 성격 탓임은 물론이겠지만, 혹시 이러한 성격을 일반화하여 한국인들 대부분이 그럴 수 있다고 모든 한국인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 것일까 ?

    예절을 생명으로 알던 과거와 달리 오늘날 우리 사회는 어느 틈엔가 예절이 실종되고 오로지 막말과 싸움만이 최고의 행동지침으로 여겨지는 세상이 되고 말았다. 때와 장소,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막말과 싸움이 오가는 모습은 이제는 우리에게 일상의 모습이 되고 만지 오래이다. 그런데, 과거 아날로그시대에는 몇몇 사람들에게 풍문으로만 들을 수 있었던 이러한 부도덕적한 모습들이 오늘날 디지털사회에서는 실제 모습으로 방송 및 인터넷, 사이버공간에 전시되어 실시간으로 전국민에게 보도되고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사회적 비난의 정도는 과거 그 어느 때보다도 훨씬 더 강해졌고 그 지속기간도 길어졌음은 물론이다.

    오늘날과 같은 디지털사회에서는 말과 행동을 더욱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현실공간에서의 말과 행동은 잠시 시간이 지나면 거의 잊혀지고 말지만, 자의든 타의든 사회적 이슈가 될 수만 있다면 개인의 모든 행동거지 하나하나가 모두 인터넷, 사이버공간에 올려지기 쉬운 지금에야말로 정말로 입조심을 해야 하고, 어떠한 경우에도 타인의 입장을 배려하는 도덕성을 보이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가 된 것이다.

    그런데 작금의 상황을 보면 이와는 전혀 반대의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기분 내키는 대로 말하고 맘대로 행동하는 것이 보편화된 것 같아 매우 씁쓸하다. 국가의 최고수장인 대통령을 포함하여, 국회의원, 법조인, 교육자, 공무원 등 모범을 보여야 할 사회 지도층에서조차 생각없이 내뱉은 한마디 말의 실수로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겨주는 사례를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요즘의 현실이다. 이러한 도덕의 황폐화를 틈타 우리사회에서의 범죄발생 모습도 더욱 심각해졌다.

    최소한의 윤리가 지켜져야 할 부모자식 간에서조차 범죄가 다반사로 발생하여 자식이 부모를 죽이고, 부모가 자식을 살해하거나 폭행하는 일이 비일비재해 졌으며, 각종 납치, 폭력, 사기, 공갈, 협박, 도박 등 수 없이 많은 범죄가 줄을 이어 발생하고 있으며, 성매매, 음란물, 도박 등 사회윤리적 비난의 정도가 강한 범죄자를 검거하고 보면 매번 정치인, 법조인, 의사, 교수, 교사, 공무원 등 소위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상당수 끼어 있다. 심지어 범죄를 단속해야 할 경찰 등 수사관이 범인인 경우도 있다.

    왜 이러한 일들이 줄기는커녕 점점 늘어가고 있는가? 결국은 경제발전과 함께 어느 틈에 우리 몸에 배어버린 도덕적 해이, 도덕불감증을 그 원인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도덕적 해이와 도덕불감증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오직 한 가지, 사회적 윤리교육을 통한 도덕성회복밖에 없다고 생각된다. 한계 없는 ‘표현의 자유’를 부르짖고 이를 구실삼아 개인의 극도의 자유, 즉 ‘방종’을 부르짖고, 남의 입장을 배려하지 않는 사회풍토의 확대를 이대로 좌시할 경우, 우리 사회는 더 이상 구제할 수 없는 정신적 멸망의 사태에 이르고 말 것이다.

    이른바 법과 도덕의 관계에 대하여 그 경중을 논할 수 있을까? 일반적으로 설명할 때, 법은 그 규범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국가기관에 의한 강제적 조치가 뒤따르지만, 도덕의 경우 그 비양심에 대하여 사회적으로 비난의 대상은 될지언정 국가기관에 의한 강제조치가 뒤따르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법보다 도덕이 규범력에 있어 더 가볍다고 단정지을 수 있을까?

    일반적으로 법을 어긴 경우에 그 처벌의 경중은 차이가 크지만 사회적 비난의 정도는 그다지 큰 차이가 없다. 이는 아마도 법위반자가 강제조치를 통해 응분의 댓가를 받았다고 생각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법위반행위는 아니지만 오히려 비도덕적이거나 비양심적인 행위는 사회적 비난을 크게 받게 되고 이로 인하여 사회생활이 힘들 정도이다. 심지어 자살 등 극한의 상황도 초래될 수도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도덕 위반이 법 위반보다 오히려 더 중대한 문제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가 무서워하는 멸망은 흔히 이상기후, 지진, 핵폭발 등에 의한 물리적 멸망을 의미하지만, 그보다는 이와 같은 우리 사회의 정신적 멸망이 더욱 중요한 문제가 아닐까 싶다. 더 이상 좌시해서는 안 된다. 본격적인 디지털사회를 맞이하여 우리 사회의 도덕성을 회복할 수 있는 새로운 전인적 사회윤리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과거에 한창 부르짖었던 이른바 ‘도적재무장 운동’을 디지털사회에 걸맞도록 새로이 전격적으로 실시하는 방안이 국가적으로 국민적으로 검토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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