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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호사 승소열전] 기업구매전용카드깡 첫 무죄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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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무법인 신율의 김대일 변호사

    기업이 기업구매전용카드를 이용해 ‘카드깡(허위결재를 통한 자금융통행위)’을 하더라도 여신전문금융업법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첫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에 따라 기업이 기업구매전용카드로 사업자금을 불법적으로 조달하더라도 제재할 수 없게 돼 처벌 법규를 마련하는 입법이 시급하다.

    정부는 최근 한해 약 20조원에 이르는 기업구매전용카드 사용을 확대하도록 지도할 계획이라고 발표해 기업들의 구매전용카드 이용은 앞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구매전용카드는 기업간 거래에서 납품업체와 구매업체간에 어음을 발행하거나 외상으로 거래하는 대신 카드로 대금을 결제하는 수단이다. 카드가 없기 때문에 실제로 카드를 긁는 것은 아니고 금융기관이 납품업체와 구매업체 중간에서 결제를 중계하는 방식이다.

    A주식회사의 실질적인 경영자인 전모(47)씨는 2009년 4월~2010년 1월 A사가 자신이 대표이사로 있는 B사에 물품을 판매하거나 용역을 제공한 것처럼 꾸며 B사의 농협 기업구매전용카드로 21억4940만원을, B사의 국민은행 기업구매전용카드로는 11억992만원을 결제한 뒤 농협과 국민은행으로부터 받은 결제대금을 다시 B사의 법인계좌로 송금했다가 기소됐다.

    여신전문금융업법 제70조 2항은 ‘물품의 판매 또는 용역의 제공 등을 가장하거나 실제 매출금액을 넘겨 신용카드로 거래하거나 이를 대행하게 하는 행위’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신용카드

    ◇기업구매전용카드를 신용카드로 보는 것은 죄형법정주의 위반= 대법원 형사1부(주심 박병대 대법관)는 지난달 25일 실제 물품거래가 없었는데도 기업구매전용카드로 32억여원을 결제한 혐의(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로 기소된 전씨에 대한 상고심(2011도14687)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여신전문금융업법은 직불카드와 선불카드를 신용카드와 별도 종류의 카드로 규정하고 있다”며 “기업구매전용카드는 신용카드처럼 실물 형태의 증표가 발행되는 것이 아니라 단지 구매기업이 이용할 수 있는 카드번호만 부여되고, 거래방법도 구매기업이 판매기업에 카드를 제시할 것이 요구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구매기업은 카드회사와 가맹점가입계약을 체결한 모든 판매기업과 거래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구매기업이 지정한 특정 판매기업과 사이에서만 거래를 할 수 있으므로 판매기업을 일반 신용카드거래에 있어서 가맹점과 동일하게 보기는 어렵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기업구매전용카드에 의한 거래를 여신전문금융업법이 처벌하는 ‘신용카드에 의한 거래’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죄형법정주의 원칙상 명문의 형벌법규의 의미를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며 “전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 기업구매전용카드 활성화 방침… 보완입법 시급= 전씨의 변호를 맡은 김대일(41·사법연수원 33기) 법무법인 신율 변호사는 처음에는 액수가 큰 사건이었기 때문에 사실인정을 하고 양형을 줄이는 방향으로 소송 전략을 세웠다. 하지만 사실관계를 검토하던 중 기업구매전용카드가 발급과 결제 방식에서 일반 신용카드와 다르다는 점에 착안해 무죄를 주장하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김 변호사는 금융감독기관이나 은행 등의 의견조회를 통해 기업구매전용카드가 일반 신용카드와 차별된다는 점을 입증했고, 이 점이 주효해 무죄를 이끌어냈다.

    김 변호사는 “소위 ‘카드깡’의 경우 사기죄로도 처벌할 수 있지만, 카드이용자가 카드 발급시점부터 지급능력이 없는 등 처음부터 대금지불능력이 없다는 게 증명되지 않는 한 실제 처벌이 어렵다”고 말했다. 또 “이미 기업구매전용카드 사용이 일반화돼 있는 만큼 처벌규정이 없다는 점이 악용될 소지가 높기 때문에 여신전문금융업법에 기업구매전용카드가 포함된다는 규정을 넣어 입법공백을 막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4일 카드사가 영세 협력업체에 물품이나 용역 대금을 결제할 때 현금 결제나 기업구매전용카드 사용을 확대하도록 지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신금융협회 전자공시자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우리은행, HN농협은행, 대구은행, 부산은행, 경남은행, 신한카드, KB국민카드, 롯데카드, 외환은행, 씨티은행 등 전업 및 은행 겸영 카드사 10곳의 기업구매전용카드 이용실적은 5조9605억원으로 전체 신용카드 이용실적의 4.4%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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