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하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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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률자문회사의 임원 및 대주주의 횡령사건을 수임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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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문제의 제기

    A 법무법인은 B 주식회사와 사이에 적대적 M&A 사건과 관련하여 경영권방어를 위한 법률자문계약을 체결하고 B 주식회사에 법률자문을 행하고 있다. 그런데 B 주식회사의 임원 및 대주주가 회사의 자금을 횡령한 사건이 발생하였다. A 법무법인은 피의자인 위 임원 및 대주주로부터 위 횡령사건을 수임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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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쟁점과 관련규정

    최근 경제·사회의 발전으로 민사사건과 관련된 형사사건이 문제되거나 형사사건과 관련된 민사사건이 제기되는 등 사건의 전개양상이 복잡해지고 있고, 이러한 과정에서 변호사 또는 법무법인이 수임제한규정을 위반하여 사건을 수임함으로써 민·형사상 문제가 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으므로 사건을 수임함에 있어서 수임가능여부를 따져보는 신중한 자세가 요구되고 있다.

    이 문제는 민사사건이라고 할 수 있는 경영권방어를 위한 법률자문을 행한 법무법인이 같은 회사에 손해를 가한 자의 형사사건을 수임할 수 있는지에 관한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회사의 자금을 횡령한 임원 및 대주주가 회사와 이해상반되는 상대방의 지위에 있는가, 민사사건과 형사사건간에도 수임제한 규정이 적용되는가, 관련성이 없는 다른 사건의 경우에도 수임이 제한되는가 등이 문제된다.

    이에 관련되는 규정으로는 변호사법 제31조 제1항과 변호사윤리장전 제17조 및 제18조를 들 수 있다. 변호사법 제31조 제1항 제1호는 ‘당사자 한쪽으로부터 상의를 받아 그 수임을 승낙한 사건의 상대방이 위임하는 사건’에 관하여, 같은 조 제2호는 ‘수임하고 있는 사건의 상대방이 위임하는 다른 사건’에 관하여 변호사는 그 직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제1호와 제2호의 차이는 제1호는 동일사건일 경우 수임이 제한되는 경우이고, 제2호는 다른 사건일 경우 수임이 제한되는 경우이다. 이와는 별도로 변호사윤리장전 제17조 제1항은 변호사는 ‘현재 수임하고 있는 사건과 이해가 저촉되는 사건’은 이를 수임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3항은 변호사는 동일사건이 아니라도 의뢰인의 양해 없이는 그 상대방으로부터 사건을 수임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윤리장전 제18조 제2항은 위임사무가 종료된 후 ‘종전 사건과 동일하거나 본질적으로 관련된 사건’은 종전 의뢰인이 양해한 경우가 아니면 대립되는 당사자로부터 사건을 수임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윤리장전 제17조 제1항 및 제3항과 제18조 제2항의 차이는 제17조 제1항 및 제3항이 현재 수임하고 있는 사건에서 수임이 제한되는 경우, 제18조 제2항은 과거 수임한 사건과 관련하여 수임이 제한되는 경우에 관한 규정이다.

    법무법인의 경우 변호사법 제57조에 의해 수임제한에 관한 제31조 제1항의 규정이 준용되고 있다.

     

    3. 수임가능여부에 대한 판단

    먼저 B 주식회사의 자금을 횡령한 임원 및 대주주는 B 주식회사에 대한 관계에서 이해가 상반되는 지위에 있으므로 변호사법 제31조 제1항의 ‘상대방’에 해당한다. 다음으로 민사사건과 형사사건 간에도 같은 쟁점의 사건이라면 수임제한규정이 적용된다는 것이 판례의 입장이다(대법원 2003. 5. 30. 선고 2003다15556호 판결). 나아가 사건의 동일성 여부는 그 기초가 된 분쟁의 실체가 동일한지의 여부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하는 것이므로 상반되는 이익의 범위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되어야 한다(대법원 2003. 11. 28. 선고 2003다41791 판결). 이 사건의 경우 경영권방어를 위한 법률자문과 회사의 자금을 횡령한 임원 및 대주주의 형사사건은 다른 사건으로 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A 법무법인이 B 주식회사의 자금을 횡령한 임원 및 대주주의 횡령사건을 수임하는 것은 ‘당사자의 일방으로부터 상의를 받아 그 수임을 승낙한 사건의 상대방이 위임하는 사건’에는 해당되지 아니하고, ‘수임하고 있는 사건의 상대방이 위임하는 다른 사건’에 해당된다.

    따라서 A 법무법인은 변호사법 제31조 제1항 제2호 및 변호사윤리장전 제17조 제3항에 의해 원칙적으로 위 임원 및 대주주의 횡령사건을 수임할 수 없다. 다만 같은 조 단서에 의해 수임하고 있는 사건의 위임인인 B주식회사가 동의한 때에는 횡령사건을 수임할 수 있다.

     

    4. 대한변협의 입장

    대한변호사협회는 A 법무법인이 수임하려는 B 주식회사의 임원과 대주주가 저지른 횡령사건은 경영권 방어와 관련한 법률자문과는 ‘기초가 된 분쟁의 실체가 동일’하지는 않으므로 변호사법 제31조 제1항 제1호가 적용되지 않으나, 다만 임원과 대주주가 저지른 횡령사건의 피해자인 위 회사는 그 횡령사건의 실질적인 당사자라고 할 것이므로, 그 회사와 법률자문계약을 체결하여 법률자문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법무법인이 그 횡령사건을 수임하는 것은 변호사법 제31조 제1항 제2호 및 변호사윤리장전 제17조 제3항에 해당하므로 위 회사의 동의가 있어야만 그 횡령사건을 수임하여 변호인으로서 직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2004. 3. 10.자 법무 86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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