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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속의 떡, 빅데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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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가 몰려오고 있다. 주파수 조기할당을 통한 모바일 네트워크 광대역화, 스마트폰 등 IT디바이스 활성화에 그 원인이 있다.

IT시장 조사기관 IDC는 2012년 한 해 동안 세계에서 생성된 디지털 정보량이 2.8제타바이트이고, 2년마다 2배씩 증가해 2020년 약 40제타바이트에 이를 것으로 본다. 2.8제타바이트는 HD급 영화 약 3000억 편과 맞먹고 40제타바이트는 전 세계 해변에 있는 모래알 합계의 57배에 해당한다. 과거의 데이터가 정제되어 DB로 관리할 수 있었다면, 현재의 데이터 폭증은 생성 속도, 형태, 분량 등 모든 면에서 예측 불허의 일상화된 데이터 쓰나미라고 할 수 있다.

데이터 폭증시대에 빅데이터란 무엇인가. 빠르게 생성되는 여러 형태의 대용량 데이터를 빅데이터로 정의하기에는 뭔가 아쉽다. 대용량 데이터의 수집, 분석, 활용을 통해 생성된 2차 데이터로서 특정 목적을 위해 큰 가치를 가지는 데이터를 빅데이터로 봐야 하지 않을까. 데이터의 크기가 커서 빅데이터가 아니라 가치가 커서 빅데이터인 것이다.

big data

오바마는 설문조사, 소셜 네트워크 분석을 통해 얻은 유권자의 성향 등 빅데이터로 선거전략을 짜 재선에 성공했다고 한다. 유유제약은 온라인 데이터 분석을 통해 멍을 없애는 연고의 주 고객이 어린이가 아니라 외출을 원하는 여성이라는 빅데이터를 얻고 전년 대비 64%의 성장을 했다고 한다. 빅데이터를 수집, 분석, 이용하는 과정에서 기술 발전, 신규 시장 창출과 연관 산업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박근혜정부의 창조경제 핵심과제로 추진해도 손색이 없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우리나라의 현재 상황은 빅데이터를 만들고, 이용하기에 어떠한가. 한마디로 그림의 떡이다. 첫째, 데이터가 폭증하고 있어도 실제 빅데이터를 창출할 수 있는 마중물 데이터가 부족하다. 민간에서 의미있는 데이터를 찾기 어렵다. 공공기관은 교육, 의료, 건강, 지리, 산업 및 시장 등 정보를 독점하고 있는데, 공공기관의 정보공개법, 전자정부법이 정보제공을 독려하고 있지만 안보, 사생활, 개인정보, 영업비밀 등 이런 저런 이유로 공개에 소극적이다.

사생활, 개인정보도 개인을 식별할 수 없는 형태로 첨삭, 가공해 민간에 제공한다면 침해 문제는 생기지 않을 것이다. 공공기관의 우량 데이터가 공개된다면 빅데이터 창출을 통해 교육, 의료, 헬스케어, 신약 개발, 관제, 교통안내 등 국민을 만족하는 고품질의 상품과 서비스가 쏟아질 것이다.

둘째, 기업의 데이터 수집, 분석 및 활용이 개인정보보호 등 관계 법령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한다.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은 개인정보의 범위를 넓혀 개인을 식별할 수 없는 데이터도 다른 데이터와 만나 식별력을 갖출 가능성이 있다면 개인정보로 간주하고, 동의가 없는 수집, 이용을 엄벌하고 있다. 아무개 데이터가 언제 어떻게 무엇을 만나 개인 식별력을 갖추게 되는지 미리 알 수 없다 보니 기업의 데이터 수집이나 분석은 그 길이 막힐 수밖에 없고, 그만큼 일거리나 시장창출은 멀어진다. 정보주체의 자기정보통제권 등을 전제로 개인 식별력이 없는 데이터는 개인정보의 범위에서 제외해야 한다.

셋째, 데이터를 수집, 저장, 관리할 수 있는 플랫폼 및 기술의 개발이 미흡하고, 전문인력이 부족하다. 고객이나 시장의 숨겨진 니즈를 읽고 선도적 기술을 만들기보다 경쟁사의 트렌드를 추종하기에 급급했던 탓이다. 이제라도 중소기업의 데이터 수집, 분석기술 등에 관한 지식재산권을 보호하고,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R&D를 통한 기술개발, 제휴를 통한 글로벌 기술의 이전, 산학협력에 의한 전문인력 양성에 나서는 것도 잊어선 안된다.

넷째, 대용량 데이터의 수집, 저장, 관리 등을 가능케 하는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이 약하다. 클라우드 컴퓨팅 육성은 해외 시장 진출의 관문인데도 보안 등 이슈를 우려한 탓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을 이용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의료, 금융 등 관계 법령에 따른 전산설비 구비의무를 면제해 주는 것도 필요하다. 몇 년째 표류 중이던 ‘클라우드 컴퓨팅 진흥법’이 미래창조과학부의 노력으로 모습을 드러낸다고 하니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빅데이터의 가치창출은 모든 산업분야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 정치, 복지, 치안 등 공공 영역에서도 활용될 수 있다. 공공 및 민간데이터의 결합, 분석을 통해 국민의 숨은 니즈를 파악할 수 있다면 국민이 원하는 정치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고, 국민이 원하는 복지시스템을 구현하고, 범죄단속, 범인추적 등 치안시스템을 강화할 수 있다. 그럼에도 빅데이터를 방치한다면 21세기 분서갱유라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 이 글은 2013년 6월 6일 이데일리 <여의도 칼럼>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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