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임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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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재판의 특성 – 어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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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종류의 재판에는 각 종류에 따른 특유한 어려움이 있습니다. 상속관련 소송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상속관련 소송의 특징 또는 어려움 중의 하나가, 재판을 시작하는 단계에서는 원고(청구인)가 어느 정도 청구할 수 있는지 정확히 알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상속,상속세,법전이 점은 일반 민사소송과 크게 다른 점입니다. 예를 들어 대여금반환청구소송이라고 하면, 원고가 받을 돈이 1,000만원, 1억원으로 특정되어 있습니다. 손해배상청구 등의 경우에는 처음에는 확정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만, 정확한 금액이 특정되지 않는 것이지 대개는 어느 정도 범위내에서 결정될 것이라는 틀이 있습니다. 이러한 설명에서 구분되어야 할 것은, 원고의 청구가 항상 옳다는 점을 전제로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원고가 주장하는 내용이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는 것이고, 말은 틀리지 않으나 증거가 없어 인정되지 않는 경우도 많을 것이나, 어쨌든 원고로서는 자신이 청구하는 금액이 애초부터 어느 정도는 확정되어 있음이 보통입니다.

그러나 상속관련소송에서는 사정이 완전히 다릅니다. 상속관련소송의 주요한 원인 중 하나가 정보가 공개되어 있지 않고 불투명하다는 점입니다. 상속분쟁의 주요한 패턴 중 하나가, 피상속인의 만년에 원고측과 절연되어 있거나 하여간 어떤 원인으로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못한 경우입니다. 대개 피고측은 피상속인과 가까운 곳에 있거나 하여간 원고와는 다른 입장에 있었고, 따라서 최소한 원고가 생각하기에 무언가 부당하게 피고측에서 더 차지하였을 것이라는 생각이 분쟁의 바탕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령 피고측에서 상속재산에 대해 무언가 조치를 취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내용에 대해 투명하게 공개하면 그 법적 성격에 대한 판단만 남으므로 분쟁이 있더라도 그 해결에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겠지만, 대개는 그렇게 되지 않습니다. 또한 피고측에서는 이 정도면 충분히 밝혔다고 주장하고, 이에 대해 원고는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분쟁은 더 복잡하게 되는 것입니다.

원래 민사소송에서 주장하는 자가 입증하는 것이 원칙이므로, 원론적으로는 원고측에서 입증책임을 부담하게 됩니다. 원래 증명책임을 지는 자가 사실경과과정을 상세히 모르는 경우에 증명할 사실을 정확히 특정,주장하지 않고 먼저 증거신청부터 하여 증거조사를 통해 자기의 구체적 주장의 기초자료를 얻어내려고 하는 것을 모색적 증명(Ausforschungsbeweis)이라 하는데, 변론주의 하에서는 허용되지 아니하나, 직권탐지주의 하에서는 금지되지 않는다는 것이 근자의 독일의 증거법리라 하며,  원론적으로는 금지되어야 하나, 증거의 구조적 편재를 막아 당사자 지위의 실질적 평등을 실현하기 위해 예외적으로 허용되어야 한다는 논의가 있습니다(이시윤, 신민사소송법).

민사소송법상의 이러한 학술적 주장은 대체로 찬성할만한 내용이 아닌가 합니다. 이러한 법리적 측면에서도 상속재판에서는 어느 정도의 모색적 증명이 허용되어야 함은 정당화될 수 있습니다. 우선, 상속재산분할소송은 변론주의가 완전히 적용되지는 아니하는 비송영역이며, 일반 민사소송으로 취급되는 유류분관련 소송에서도 대부분의 사건에서 증거의 구조적 편재는 너무도 명확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점때문에 상속재산분할소송의 경우, 소제기 당시에는 ‘적절한 분할을 청구한다’라고 하여 일반 민사소송에서는 허용하기 곤란한 청구취지도 실무상 허용되고 있습니다. 유류분반환청구소송은 비송사건이 아니므로 이 정도까지는 곤란하나, 대개 소 제기 당시에는 그 당시에 확인된 정보에 따라 최선의 구성을 하여 청구하되 일부청구임을 명시하고 청구하는 것이 실무례라 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증거신청의 면에서도, 일반 민사소송의 경우에 비해 개인정보보호의 면에서는 크게 후퇴하여 비교적 넓은 범위내에서 인정되고 있습니다. 사실 공동상속인간의 상속관련 쟁송에서 상속관련 사항에 관하여 개인정보임을 주장한다는 것이 적절하지 못하기도 합니다.

하여간, 이러한 실무태도에 비추어 볼 때, 우리나라 법원도 이미 상속관련쟁송의 특수성 또는 어려움을 충분히 인지하고 일반 민사소송에 비해 예외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한편, 이러한 점을 다른 각도에서 보면, 상속과 관련된 재판에서 수동적 입장에 서는 당사자는 합리적인 범위내에서 조기에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분쟁이 불필요하게 오래 가는 일을 막는 조치임을 알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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