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이상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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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조경제의 법적 의의와 성공요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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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정부의 심장, 미래창조과학부가 모진 신고식 끝에 창조경제의 첫발을 내 딛었다. 혁신이 유(有)에서 더 나은 유(有)를 만들어 내는 것이라면, 창조는 무(無)에서 예상치 못했던 새로운 유(有)를 만들어내는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그 힘찬 전진을 축하하며 법적 측면에서 창조경제의 의의를 되새기고 성공요건을 짚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헌법 전문은 경제 등 모든 영역에서 기회를 균등히 하고 능력을 최고로 발휘케 하여 국민 생활의 향상을 기한다고 선언하고 있다. 헌법 제127조는 과학기술의 혁신과 인력개발을 통해 국민경제 발전에 노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법 제119조는 우리나라 경제질서가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해야 하고, 경제력남용이나 경제민주화를 위해서만 예외적으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고 한다.

    헌법재판소도 경제생활에 있어 개인과 기업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존중하는 사적 자치의 원칙, 잘못이 있어야 책임을 진다는 과실책임원칙을 강조하며, 그 한계 안에서만 정부 규제도 허용될 수 있다고 선을 긋고 있다.

    그렇다. 과학기술에서의 창의나 창조경제는 박근혜정부에 들어서 새로 나온 말이 아니다. 헌법은 오래전부터 국민이 자유롭게 창의를 배양해 그 능력을 시장에서 발휘하도록 보장했고, 불필요한 규제로써 방해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그럼에도 왜 창의와 창조경제가 새로운 화두인양 주목받는가. 그 원인은 우리 산업과 경제의 역사가 단적으로 말해준다.

    아이디어,창의,기업,특허

    산업이 발흥하던 시기, 제조업 등 2차 산업에서는 과학, 기술개발에 관한 개인과 기업의 창의가 존중받았고, 그 결과로 한강의 기적을 일궈냈다. 그러나 부동산, 금융 등 3차 산업으로 경제중심이 급속도로 이동하는 등 경제의 외형이 커지면서 과학기술 보다는 부동산, 금융상품의 구성 및 판매방식 등에서 창의가 발휘되었다.

    그 결과 only one만 살아남는 소프트웨어, 모바일칩 등 미래를 이끌어갈 첨단산업에서 leader가 되지 못하고 오랜 침체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다. 기술과 엔지니어를 천시하는 잘못된 문화에도 그 책임이 있다고 할 것이다.

    다시 과학기술로 눈을 돌려야 할 때다. 미국에서는 차고에서 땀 흘리며 기술에 매달리던 아이들이 빌게이츠가 되고 스티브잡스가 되지 않았던가. 학교와 학원에서 하루 종일 시달리는 아이들에게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창의를 기대할 수는 없다. 그들에게 책을 읽고 생각하고 경험하고 토론할 여유를 주고, 실험에 기초한 과학기술 친화적 교육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창업하는 절차가 간단해야 하고, 기술이나 기술을 가진 기업을 제값에 팔고 살 수 있는 시장이 열려야 한다.

    창조경제는 온 국민이 소통하여 세상에 없던 새로운 것, 예상치 못했던 것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러자면 정부는 무엇을 해야 하나? 명확한 목표를 설정하고 달성하기 위해 이리저리 노력하는 기존의 정책시스템은 더이상 의미가 없다. 정부는 창의를 복 돋우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고민하기 전에 무엇을 하지 않을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규칙을 위반하는 선수가 있으면 옐로우, 레드카드를 보이면 되지 상대 팀을 위해 공을 대신 차주어서는 안된다.

    미래의 불확실성과 시장실패에 관한 정부의 두려움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세계화된 경제체계 속에서 일국의 산업, 경제정책은 한계가 있다. 정부가 나서서 기업이 해야 할 일을 일일이 지도하는 과정에서 기업의 창의가 있을 수 없고, 기업의 경쟁력 약화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야 창조경제의 싹이 움틀 수 있다.

    정부의 인허가, 번잡한 행정절차를 줄이고, 상품의 제조 및 판매, 가격 기타 거래조건에 관한 결정권한을 시장에 돌려줘야 한다. 시장에서의 자유가 무제한의 자유는 아니다. 다른 기업의 거래처를 뺏거나 아이디어, 특허를 도용해서는 안된다. 큰 기업이 작은 기업과의 거래에서 불공정행위를 한다면 공정거래법에 따라 엄중 제재해야 마땅하다. 미래는 창조되는 것이지 창조하는 것이 아니다. 미래가 창조될 수 있는 여건을 창조하는 것, 그것이 정부가 할 일이다.

    ◇ 이 글은 2013년 5월 12일 이데일리 <여의도 칼럼>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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