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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범가중제도의 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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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론

피고인이 가석방 중에 있으면서 범행한 죄에 대하여 제1심은 누범가중을 했는데 “형의 집행이 종료된 후의 범죄가 아니면 누범가중 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례에 따라 항소심에서는 원심판결을 취소하였다고 한다. 가석방 중에 범한 죄에 대하여는 형의 집행이 종료된 후의 죄가 아니므로 누범가중 못한다는 대법원판례는 76도2076이며 집행유예기간 중에 범한 죄에 대하여 누범가중 못한다는 대법원판례는 65도676이다. 판례 65도676에서는 형 집행 종료 이전의 범죄는 누범가중의 요건을 충족시킨 것이라 할 수 없는 것이라 ‘해석’되는 것인바 라고 설시했으며 그 이후의 판례들은 모두 한결같이 누범가중요건에 관하여 ‘형 집행 종료 후’(그리고 3년 내)에 범한 죄가 아니면 형법 제35조의 해석상 법에서 정한 누범이 아니라는 취지이다. 형법 제35조는 형의 집행을 종료한 후 3년 내에 죄를 범한 자를 누범으로 처단한다고 돼있다.

2. 누범이란

누범이란 재범을 말한다. 즉 유죄의 확정판결 이후에 또다시 범죄를 범한 경우이다. 유죄의 확정판결 이전의 범죄는 이른바 경합범이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학설, 판례는 형법 제35조의 법조문의 해석에 있어서 사회적인 넓은 의미의 누범이라는 개념과는 달리 누범가중으로 처단되는 누범은 전죄의 형의 집행을 종료한 후의 범죄이고 그 이전의 범죄 즉 전죄의 확정판결 후의 범죄라도 전죄의 형의 집행을 종료하기 이전의 범죄는 누범가중 대상인 누범은 아니라고 한다. 그러나 필자는 형법 제35조의 해석에 관하여 견해를 달리하는 바이다.

3. 형법 제35조의 해석

1차 범죄에 대한 유죄의 확정 판결 이후에 또다시 죄를 범한 재범에 대해서는 가중처벌 하자는 것이 누범가중제도인데 재범이라도 1차 범죄에 대한 형의 집행을 마치고 10년 또는 20년이 지난 후에 범한 죄에 대하여 까지 누범가중을 한다는 것은 시효제도의 법리로 보더라도 타당하지 않기 때문에 법은 일정한 한계를 정하고 있다. 즉 ’3년 내’라는 기간을 정하였다. 이와 같이 누범가중 대상인 재범은 전죄에 대한 확정판결 후 일정한 기간 내에 범한 범죄라고 그 기간을 정하여야 할 터인데 전죄에서 선고된 형기가 징역 1년 또는 징역 5년 등 다양하므로 전죄에 대한 확정판결 후 누범가중 안 하게 되는 시기까지의 일정한 기간을 정함에 있어서 그 기산점을 판결확정 후 3년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렇게 되면 형기가 3년보다 긴 장기형인 경우는 형기 마치고 석방된 다음날 범한 재범에 다하여도 누범가중 안 하게 되니 이는 누범가중제도를 무색하게 하기 때문이다.

형법 제35조는 ‘형 집행 종료 후 3년 내’라고 규정하였는데 이는 재범이라도 누범가중 안 하게 되는 시점만을 정한 것이지 누범가중 하게 되는 기산점까지 정한 것은 아니다. ‘형 집행 종료 후’란 ’3년 내’라는 기간을 정하기 위한 가(假)의 시점(時點)일 뿐이지 누범가중하게 되는 시점(始點)을 정한 것은 아니다. 누범가중 하는 시점은 전죄에 대한 확정판결이다. 따라서 ‘형 집행 종료 후’란 ’3년 내’라고 정한 ‘기간의 기산점’에 불과한 것이고 형 집행 종료 후의 범죄라는 뜻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누범가중제도의 취지로 보아서 전죄의 형 집행종료 전후를 나누어 종료 이전의 죄에 대해서는 누범가중 하지 아니하고 종료 후의 죄에 대해서만 누범가중 해야 할 하등의 합리적인 이유가 없으며 오히려 전죄 이후 오랜 시간이 경과한 후의 재범에 대하여는 누범가중 아니한다는 제도의 취지에 비추어 형 집행 종료 이전의 범죄가 더 누범가중을 해야 할 재범이라고 말 할 수 있다.따라서 형법 제35조의 규정을 해석함에 있어서 형 집행 종료 이전의 죄는 누범가중에서 제외하고 종료 후부터 3년간 이내에 범한 죄에 대해서만 누범가중 한다는 의미라고 하는 것은 잘못된 해석이다.

예컨대 건축법에서 어느 특정지역에서의 건물의 고도를 제한하면서 지상(地面)으로부터 10m 높이 까지만 건축을 허용한다고 규정하였다면 이때의 ‘지상으로부터’란 10m 높이라는 한계점을 정하기 위한 기산점으로서 가점(假點)인 것인지 지상으로부터만 건축 할 수 있고 지하실 건축은 못한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 이는 건축물의 고도만을 제한한 규정인 것이다. 같은 이치로 형법 제35조는 재범이라도 누범가중 안 하기로 하는 종기(終期)만을 규정한 것이고 누범 가중 하기로 하는 시기(始期)까지 정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이러한 필자의 견해는 비록 기존의 학설, 판례와는 상반되지만 실정법에 대한 해석을 함에 있어 입법자의 의사를 무시하고 지나치게 확대해석 하거나 유추해석 한 결과가 되는 것은 아니고 누범의 의미, 누범가중제도의 취지에 어긋나지 않으며 법조문의 문리에 따라 논리적 조작을 거쳐 목적론적으로 법의 의미내용을 규명한 결과라고 생각되는 바이다.

2000. 09. 30.  법률신문( 제2919호) 법조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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