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이광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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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법제814조 제척기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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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법 제814조 제척기간
    (서울고법 2012. 4. 3. 선고 2011나37553 판결에 대한 평석 포함)

    법무법인 세창 이광후 변호사(인하대 겸임교수)

    I. 서론

    상법 제814조는 2007.8.3. 개정되기 전 상법(“구상법”) 제811조 를 개정한 조항으로 제1항의 내용은 구상법과 크게 차이가 없으나, 구상법에 규정하지 않았던 제2항 및 제3항을 추가하여 규정 하고 있다. 이에 상법 제814조의 내용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아울러, 최근 상법 제814조의 해석과 관련하여 논란의 여지가 있는 판례(서울고등법원 2012. 4. 3. 선고 2011나37553 판결, “대상판결”)가 나왔는 바, 판례의 타당성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대상판결의 내용과 상법 제814조 제척기간에 대해 알아 본 후, 대상판결을 검토해 보기로 한다.

    II. 대상판결의 내용 과 논점의 정리

    가. 사실의 개요

    원고는 소외 주식회사 씨앤라인(아래에서는 ‘소외 회사’라 한다)과 원고의 컨테이너를 소외 회사에 임대하는 내용의 리스계약을 체결하였으나, 소외 회사는 리스계약에 따른 이용료를 원고에게 지급하지 않았을뿐더러, 일부 컨테이너가 손실되기도 하였다. 이에 원고는 2009. 3. 17. 원고가 소외 회사에 대하여 가지는 미지급 리스료 및 컨테이너 손실에 따른 손해액 합계액 35,538,183,593원의 채권을 피보전채권으로 하여 소외 회사가 피고에 대하여 가지는 147,000,000원의 운송료 채권에 관하여 채권가압류 신청을 하였고, 같은 달 19일 서울중앙지방법원 2009카단2918호 채권가압류 결정이 내려졌다. 그 후 원고는 2009. 3.경 소외 회사를 상대로 위 미지급 리스료 등 채권에 기한 지급명령을 신청하였고, 2009. 6. 3. 위 법원 2009차35979호로‘소외 회사는 원고에게 35,538,183,593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취지의 지급명령이 확정되었다. 원고는 2009. 8. 21. 위 법원 2009타채24799호로 가압류를 본압류로 이전하는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2010. 1. 18. 위 법원 2010타채1178호로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각 발령받았고, 위 각 결정은 2009. 9. 11. 및 2010. 1. 22. 각 피고에게 송달되었다.

    나. 판결의 요지

    대상판결은 아래와 같은 이유를 설시하면서 청구취지 금액 금146,935,457원 중 금17,989,600원에 대해서는 각하하고, 나머지 금액에 대해서는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였다.

    (1) 원고의 위 가압류 신청일인 2009. 3. 17.로부터 역산하여 1년이 이미 경과한 채권 해당 항목은 [별지] 목록기재 순번 1 내지 12, 101, 111, 112임이 역수상 명백하므로, 이에 해당하는 채권액 합계 17,989,600원은 원고의 위 가압류 신청일인 2009. 3. 17.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재판상 청구 시로부터 이미 1년이 경과하였으므로, 원고가 이 사건 소로서 청구하는 운송료 채권액 합계 146,935,457원 중 적어도 17,989,600원에 해당하는 부분은 제척기간 도과로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함이 상당하다.
    (2) 상법 제814조 제1항은 연혁적으로 ‘1968년 선하증권에 관한 법률의 특정 규칙의 통일을 위한 국제협약과 개정의견서(International Convention for the Unification of Certain Rules of Law relating to Bills of Lading and Protocol to amend, 통칭 ‘헤이그-비스비 규칙’이라 한다)’ 제3조 제6항을 수용한 것인데, 헤이그-비스비 규칙 및 이를 수용한 상법 제814조 제1항에서 정한 ‘재판상 청구’는 좁은 의미의 소송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넓은 의미의 재판상 신청 내지 청구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되므로, 소송, 중재, 지급명령 신청, 중재인 선정 통지, 민사조정 신청, 파산선고 신청, 민사집행법에 의한 배당요구, 소송고지, 선박소유자책임제한절차 참가 등이 모두 상법 제814조 제1항에서 정한 재판상 청구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하는 점, 이와 같이 재판상 청구 범위를 넓게 해석하는 이상 재판상 청구에는 소 제기 이외에 채권자가 채무자인 운송인에 대하여 재판상 또는 재판에 준하는 절차에 의하여 명확히 권리를 행사하는 의사를 표시한 것까지도 포함되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고, 이러한 의사표시가 있는 경우에는 제척기간이 준수된 것으로 보아야 하는 점, 상법 제814조 제1항에서 정한 제척기간은 1년으로 상대적으로 매우 단기이므로 재판상 청구를 폭넓게 해석함이 채권자 구제 측면에서도 합리적인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상법 제814조 제1항의 ‘재판상 청구’에는 ‘채권자의 가압류 신청 및 결정’도 포함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다. 대상판결과 관련한 문제의 제기

    대상판결과 관련하여 아래와 같은 의문이 있는 바, 이러한 의문을 중심으로 검토해 보기로 한다.

    (1) 가압류를 재판상 청구로 볼 수 있는지? 또한, 압류 및 채권추심명령신청을 재판상 청구로 볼 수 있는지?
    (2) 가압류를 재판상 청구로 볼 경우, 소외회사의 피고에 대한 가압류가 아닌, 원고의 소외회사에 대한 가압류가 소외회사가 피고에 대해 가지는 운송료 채권의 소멸시효나 제척기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
    (3) 가압류를 재판상 청구로 보더라도, 가압류 (“선행 청구”)가 추심소송(“후행 청구”)의 제척기간에 어떠한 영향을 주게 되는지? 대상판결은 가압류를 이유로 제척기간의 중단이나 연장을 인정한 것과 같은 결과의 판시를 하고 있는데, 가압류 이후에 제기된 후행 청구가 제척기간을 준수한 적법한 소라고 판단한 근거 는 무엇인지? 그리고 적법한 근거가 있다면, 그 근거에 의하면 제척기간은 어떻게 변경되는지?

    III. 소멸시효와 제척기간

    1. 소멸시효(消滅時效)와 제척기간(除斥期間)의 의의

    일정한 기간의 경과가 권리의 취득이나 소멸사유가 되기도 하는데, 취득시효, 소멸시효, 제척기간, 실효의 제도 등이 그 것이다.

    제척기간이란 일정한 권리에 대해 법률이 예정하는 존속기간 또는 한정기간 을 말하고, 소멸시효란 시효의 일종으로서 권리불행사의 상태가 일정한 기간 계속된 경우에 권리의 소멸을 인정하는 것을 말한다. 제척기간을 권리를 재판상 행사하여야 하는 기간으로 해석하는 학설도 있으나 , 제척기간에는 제소기간(출소기간)의 성질을 가진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이 있으므로, 위 학설은 제척기간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보기는 어렵다. 그러므로, 여기서는 광의의 제척기간은 출소기간의 성격을 가진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정의하고, 협의의 제척기간은 제소기간의 성질을 가진 것으로 정의하기로 하며, 여기서는 상법 제814조 제소기간이 문제되므로 협의의 개념으로 제척기간을 사용하고자 한다. 대법원은 광의의 제척기간의 개념을 ‘권리행사 기간’이라는 용어와 제척기간을 혼용하여 사용하고 있는 듯하다 .

    소멸시효와 제척기간의 구별은 통상 조문의 문구에 의하여 결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즉, 조문에 ‘시효로 인하여’라고 규정하고 있는 경우에는 소멸시효로 보며, 시효임을 표시하지 않은 경우에는 제척기간으로 본다. 다만, 이러한 문구는 구별의 중요한 기준이 되지만 그 외에도 규정의 취지와 성질 등 제반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소멸시효는 일정기간 권리의 불행사로 그 권리가 소멸한다는 점에서는 제척기간과 같으나 소급효, 중단, 정지, 원용, 이익의 포기 등에 있어서 차이가 있는 바, 이하에서는 이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1) 제척기간은 권리관계를 조속히 확정시키려는 것이므로 소멸시효와 달리 원칙적으로 중단이 없다 . 따라서 소멸시효의 중단사유인 재판상 청구, 승인이나 가압류 등에 의해서도 제척기간은 중단되지 않는다. 예외적으로 선박소유자등의책임제한절차에관한법률(“선박소유자책임제한법”)제 49조 3항은 중단과 유사한 효력을 인정하고 있다.
    (2) 시효의 정지에 관한 규정이 제척기간에도 준용되는지 여부와 관련하여서는 학설상 다툼이 있으나, 준용하는 규정이 없는 우리 상법의 해석상 정지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입법론으로는 제척기간에도 정지를 인정하는 일반조항을 둘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가령, 전쟁 등으로 법원이 기능을 전혀 못하고 있어 소장 접수를 할 수 없는 경우에도 제소기간(출소기간)이 적용된다면 채권자에게 너무 가혹하기 때문이다. 선박소유자책임제한법 제 49조 2항은 예외적으로 제척기간의 개별적 정지를 규정하고 있다.
    (3) 소멸시효가 완성되면 소멸을 주장할 수 있는 원용권 이 생길 뿐임에 반해, 제척기간은 그 기간의 경과로 권리가 당연히 소멸한다는 점에 차이가 있다. 제소기간인 제척기간에 있어서는 제소기간 준수여부는 소송요건에 관한 직권조사사항이므로 법원은 직권으로 조사를 하여 소송요건이 흠결된 경우 소를 각하하여야 하나, 제소기간이 아닌 제척기간의 경우는 직권조사사항이 아니어서 청구기각 판결을 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다16113 판결 , 대법원1998.11.27. 선고 98다7421판결 등).
    (4) 소멸시효는 단축•경감은 허용되나 배제• 연장• 가중은 허용되지 않으며(민법 제184조) 소멸시효의 이익은 미리 포기하지 못한다. 제척기간의 경우 원칙적으로 기간의 변경이 허용되지 않으나, 법령의 규정이 있는 경우 예외적으로 제척기간 연장• 단축• 정지가 허용된다. 즉, 상법 제814조는 제척기간에 대해 합의에 의한 연장만을 규정하고 있고, 상법 제840조는 제척기간의 합의에 의한 연장과 단축을 규정하고 있다. 한편, 선박소유자책임제한법 제 49조 제2항은 제척기간의 정지를 규정하고 있고 제3항에는 제척기간의 중단과 유사한 효력을 인정하고 있다. 이렇게 볼 때, 제척기간의 연장• 단축• 정지 등은 어디까지나 법에 규정이 있는 경우에 예외적으로 인정되는 것이고, 규정이 없는 경우 원칙적으로 연장• 단축• 정지 등은 인정되지 않는다.
    (5) 민법 제495조에 따라, 소멸시효가 완성된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상계를 할 수 있으나, 제척기간이 도과한 경우에는 상계를 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다만, 대법원은 쌍방과실에 의한 선박충돌로 상호손해가 발생한 사안에서 예외적으로 민법 제495조를 유추적용하여 상계를 인정한 바 있다 .

    2. 제척기간의 종류와 권리행사 방법

    소멸시효와 비교되는 개념으로 광의의 제척기간에는 출소기간으로 정한 경우와 출소기간임을 명시하지 않은 경우가 있으며, 이는 구별되어야 함은 이미 살펴본 바있다. 대법원은 출소기간으로 정하지 않은 권리행사기간에 대해, 제척기간 내에 재판상 또는 재판외의 권리행사가 있으면 권리가 보전된다고 보고 있으며, 재판외의 권리행사는 특별한 형식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므로 매수인이 매도인에 대하여 적당한 방법으로 물건에 하자가 있음을 통지하고, 계약의 해제나 하자의 보수 또는 손해배상을 구하는 뜻을 표시함으로써 충분하다는 취지로 판시하고 있다(대법원 2003. 6. 27. 선고 2003다20190 판결 , 대법원 1985.11.12.84다카2344판결 ).

    3. 가압류 등 보전처분이 제척기간에 미치는 효력

    민법은 가압류를 채권시효의 중단사유로 규정하고 있으며, 시효중단의 효력을 당사자 및 그 승계인간에만 효력이 있는 것으로 한정하고 있다(민법 제169조). 그러므로, 가압류를 통한 시효의 중단은 가압류채권자의 채무자에 대한 채권의 시효를 중단시키는 것에 불과하고, 채무자의 제3채무자에 대한 채권의 시효를 중단시키는 것이 아니다(대법원 2003. 5. 13. 선고 2003다16238 판결 ).

    한편, 압류 및 추심명령을 제3채무자에게 송달한 경우에는, 추심명령을 독립적인 시효중단 사유로 인정하지는 않지만 권리주장을 하는 취지로 볼 수 있는 경우 최고로서의 효력을 인정하고 있다 . 이 경우에도 채무자에게만 효력이 있을 뿐이고, 채무자의 제3채무자에 대한 채권에는 최고의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

    대법원 은 제척기간인 형성권행사에 있어서 가등기의 제척기간 중단의 효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4. 소멸시효와 제척기간에 있어서 기간의 변경

    권리관계를 조속히 확정시키려는 제척기간의 취지에 비추어 제척기간은 소멸시효 보다 기간의 엄격성이 좀 더 요구된다고 할 것인 바, 법에서 정한 내용에 반하는 제척기간 변경 사유를 인정하는 것은 제척기간의 제도와 조화되기 어렵다. 그러므로, 원칙적으로 정지, 중단, 연장, 단축 등이 인정되지 않는 제척기간에 있어서 소멸시효의 중단을 준용하거나 유추적용하여 제척기간 중단 또는 유사한 효력을 인정할 수는 없는 것이다. 특히 상법 제814조, 제840조, 선박소유자책임제한법 제49조 등과 같이 제척기간의 변경이 필요한 경우, 특별히 별도의 규정을 두고 있는 바, 별도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경우에는 반대해석상 그 적용이 없다고 해석해야 한다.

    아울러, 가압류와 같은 보전처분의 경우 상대방이 모르는 상태에서 행하는 밀행성을 가지는 경우가 많아, 이를 제척기간의 변경사유로 인정할 경우 명시적인 합의에 의한 연장을 규정한 상법 제814조와 조화되기 어렵고, 조기에 권리관계를 확정하고자 하는 제척기간의 취지에도 반한다고 할 것이다. 반복적•정형적인 대량의 운송거래에 있어서는 조기에 법률관계를 확정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IV. 상법 제814조의 제척기간

    1. 상법 제814조의 규정

    운송인의 송하인 또는 수하인에 대한 채권 및 채무는 그 청구원인의 여하에 불구하고 운송인이 수하인에게 운송물을 인도한 날 또는 인도할 날부터 1년 이내에 재판상 청구가 없으면 소멸하며, 다만, 이 기간은 당사자의 합의에 의하여 연장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상법 제814조 제1항).

    또한, 운송을 인수한 운송인이 다시 제3자에게 운송을 위탁한 경우에 배상합의나 재판상 청구 기준으로, 3개월 내에는 제척기간이 도과하지 않음을 규정하고 있다(상법 제814조 제2항). 아울러, 재판상 청구를 받은 경우 소송고지를 하면 재판이 확정되거나 종료된 때로부터 3개월을 기산하는 것으로 정하고 있다(상법 제814조 제3항).

    구상법 제811조는 운송인의 용선자, 송하인 또는 수하인에 대한 채권 및 채무에 한정하고 있어 운송인간의 관계에 있어서는 적용이 없다는 문제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상법 제 814조 제2항은 운송인간의 구상청구에 있어서는 제1항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과, 헤이그비스비규칙(“비스비규칙”)이 3개월 보다 짧게 구상기간을 규정하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소 제기된 법원에서 허용하는 제척기간을 적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과 관련하여, 대한민국 법이 허용하는 구상권 행사의 기간은 3개월 임을 명시적으로 규정하였다.

    2. 제척기간 적용의 주관적•객관적 범위

    가. 객관적 범위

    제척기간은 운송인의 송하인 또는 수하인에 대한 채권 및 채무관계에 있어서 적용되므로 운송과 관련하여 발생한 채권 및 채무관계에만 적용되고, 운송과 관련이 없는 채권 및 채무관계는 제척기간이 적용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운송주선인의 운송주선료 채권 및 채무관계에는 적용이 없고, 운송주선료는 상법 제121조, 제122조에 따라 1년 소멸시효가 적용된다.

    나. 주관적 범위

    운송인과 송하인 또는 수하인간에 적용되며, 운송인이 다른 운송인에게 운송을 위탁한 경우 다른 제3자인 운송인과도 적용된다. 운송주선인과 화주간에는 적용되지 않으나, 운송주선인이 선하증권을 발행하거나 개입권을 행사하는 등 운송인의 지위를 취득한 경우에는 적용된다. 선하증권의 정당한 소지인도 수하인으로 보아 상법 제814조가 적용된다 . 그러므로, 운송인과 송하인 또는 수하인이 아닌 제3자와의 관계에 있어서는 제척기간 1년이 적용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운송인이 운송계약이나 운송행위와 상관없이 어민이나 항만당국 등에 피해를 입힌 경우와 같은 제3자에 대한 손해에 있어서는 상법 제814조가 적용되지 않는다. 다만, 제척기간이 적용되는 운송인과 송하인 또는 수하인의 권리를 대위하는 경우에는 대위하는 제3자에게도 적용이 된다.

    구상법에서는 용선자도 포함되었으나, 용선자는 상법 제840조 제척기간 2년의 적용을 받게 되었다. 개품운송과 용선계약에 있어서 체척기간이 달리 규정되어 운송인이나 선주의 사용인이나, 대리인, 독립계약자 등과의 관계에있어 구상관계가 복잡해지는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있다 . 더구나, 2011.5.23. 신설된 항공운송편에는 항공운송이나 항공기운항과 관련한 채권을 성질별로 나누어 각기 별개의 제척기간 또는 소멸시효를 규정하고 있어 소멸시효나 제척기간에 대한 규정이 너무 복잡하여 혼란스러울 지경이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보면, 상법의 제척기간과 관련 조항들은 예측가능성을 담보하지 못하고 있어 잘 된 입법으로 보기는 어렵다. 권리확정이 조기에 필요한 경우에만 제척기간으로 정하고 그 외의 경우는 일반적인 소멸시효규정이 적용되도록 하는 것이 오히려 더 좋을 수도 있다.

    운송인의 사용인이나 대리인도 상법 제798조 제2항에 따라 상법 제814조 제척기간이 적용될 수 있다. 다만, 보세창고업자 나 하역업자 등 독립계약자 는 상법 제798조 제2항 소정의 ‘사용인 또는 대리인’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상법 제814조에 기한 항변을 원용할 수 없으나 , 히말라야약관 등에 따라 원용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한편, 구상법이 적용될 당시, 법원은 계약운송인과 실제운송인 간의 구상관계에 있어서는 구상법 제811조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었는데, 특별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있어 정확한 취지를 알 수는 없으나, 구상청구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판시에 비추어 구상청구이기 때문이라는 취지로 보인다(대법원 2001.10.30. 선고 2000다62490 판결) . 그러나 이 판결은 구상법 제811조의 해석을 그르친 판결로 보인다. 상법 제811조가 비스비규칙의 내용을 수용하여 ‘청구원인의 여하에 불구하고’라고 규정한 이상 구상청구라고 하여 달리 제척기간이 적용된다고 볼 수는 없는 것이다. 구상청구라는 것도 화주나 운송인 또는 그들의 대리인이나 이행보조자들의 청구로서 운송관계와 별개의 청구가 아니라 본래의 청구에서 파생되거나 변형된 청구로서, 궁극적으로는 운송인 또는 화주의 지위 또는 이들에(을) 갈음하여 또는 대위하여 청구를 하는데 불과하기 때문에, 운송인과 화주간의 관계에 있어서의 청구와 본질적인 차이가 있을 수 없고, 운송인과 화주간에 없었던 권리나 항변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발생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즉, 대위나 구상청구라는 이유만으로 본래 원용이 가능하였던 제척기간을 원용할 수 없게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구상법 제811조와 비스비규칙 제척기간 조항은 청구원인에 상관없이 적용되기 때문에, 비스비규칙은 구상의 경우를 예정하여 별도의 항을 두어 구상권 행사의 기간을 정하고 있었음에 반해, 구상법의 경우 입법 시 이러한 점을 고려하지 못하고, 관련조항을 두지 않는 입법상 오류를 범하였다. 이에, 법원이 구체적 타당성을 위한 것인지 법리오해로 인한 것인지 알 수 없으나, 구상권행사의 경우에는 구상법 제811조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이해하기 어려운 판결을 하게 되는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구상권행사에 있어서는 구상법 제811조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주장의 근거로 민법 제425조가 될 수 있는지 살펴 보기로 한다. 민법 제425조의 구상권관련 조항은 특별법인 구상법 제811조에 우선하여 적용될 수 없고, 상법 제811조가 소멸시효라면 대법원과 같이 해석할 여지가 있을지 모르겠으나, 제척기간으로서 법령에 규정이 없는 한 중단이나 정지가 인정되지 않는 제척기간에 있어서는 민법 제425조가 상법 제811조에 우선하여 적용될 수 없는 것이고, 하물며 ‘청구원인의 여하에 불구하고’ 라고 규정하고 있는 바, 구상권을 이유로 제척기간 변경을 인정할 수는 없는 것이다. 만약 위 대법원 판례의 논리가 타당하여 민법의 구상권관련 조항이 상법조항에 우선한다고 해석한다면, 상법 제814조가 규정하고 있는 3개월 제한 규정과 상관없이, 민법 제425조에 따라 구상권 행사가 가능하다는 주장이 가능하게 되어, 결국 3개월 구상권 관련 규정을 무의미한 조항으로 만드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또한, 비스비규칙이 위 판례의 정당성의 근거가 될 수 있는지 문제될 수 있으나, 우리나라는 비스비규칙에 가입한 바 없고, 대상판결의 경우는 비스비규칙이 강행적으로 적용되는 경우로 보이지 않고, 또한 그러한 주장을 한 바도 없음에 비추어 볼 때, 비스비규칙이 판결의 근거로 된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한편, 실제운송인의 경우, 구상법 제811조에는 규정이 없는 바, 그 범위에 서 제외되므로 그 적용이 없다고 볼 수 있는지 문제된다. 그러나, 실제운송인이 재운송인인 경우, 실제운송인의 입장에서 볼 때, 계약운송인이 화주가 되므로, 실제운송인의 입장에서는 결국, 어떠한 경우이든 제척기간 1년의 항변을 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즉, 화주와 계약운송인간의 제척기간 1년이 아닌, 계약운송인과 실제운송인간 적용되는 운송계약에 기한 제척기간 1년을 원용할 수 있기 때문에, 통상 화물인도시점이 동일한 경우라면, 어떠한 경우이든 1년이 적용되는 것으로 보아야 하는 것이다. 더구나, 실제운송인의 화물인도시점이 계약운송인의 인도시점보다 더 빠른 것이 일반적임에 비추어 볼 때, 실제운송인의 제척기간이 더 빨리 도과할 것인 바, 실제운송인이 계약운송인 보다 더 장기의 제척기간을 부담할 이유는 전혀 없었다. 다만, 구상법 제811조가 상법 제814조로 개정되어 구상청구에 있어서 제척기간을 별도로 규정한 상황에서는 제척기간이 규정에 따라 연장될 뿐이다.

    이렇게 볼 때, 대법원이 막연히 구상권을 들어 구상법 제811조 적용을 배제한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본다.

    한편, 대법원 판례의 입장에 따를 경우, 구상법에 구상청구에 있어서 제척기간에 대해서는 별도의 규정이 없어, 구상청구의 기간과 관련하여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비스비규칙 은 구상청구에 있어서는 제척기간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규정하면서 구상청구에 있어서 제척기간은 제소된 법원의 법률이 허용하는 제척기간에 따르되 3개월보다 구상청구기간을 짧게 규정할 수 없음을 규정하고 있었는 바, 이를 참고하여, 상법개정 시 상법 제814조 제2항 및 제3항에 관련 내용을 명확하게 규정함으로써 입법적으로 해결하였다.

    비스비규칙에서 최소한의 기간으로 규정한 3개월을 그대로 상법에 도입하고 있는데, 구상청구기간을 너무 짧게 규정하였다는 느낌이다. 더구나, 소송고지에 있어서도 3개월을 규정하고 있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된다. 이에 대해서는 후술하기로 한다.

    3. 제척기간의 기산점

    운송물을 인도한 날의 의미의 해석에 있어서는 별다른 해석상 이의가 없으나, 사례에 따라서는 인도한 날이 문제되기도 한다. 보세운송을 통하여 다른 보세구역에 입고되는 경우 단순히 보세운송을 위해 출고된 사실만으로 인도되었다고 할 수 없으며 , 또한 화물을 하역회사의 일반보세창고에 입고시킨 사실만으로는 화물을 인도하였다고 볼 수 없고 , 운송인의 화물인도지시서에 의하여 화물이 보세장치장이나 보세창고로부터 출고된 때를 인도한 날로 보아야 한다. 대법원은 운송인의 대리점이 수입자의 창고배정요청에 따라 창고에 화물을 입고하였는데, 다음날 창고업자가 선하증권원본을 회수나 화물인도지시 없이 불법으로 수입자에게 인도한 사안에서 입고한 날 즈음에 화물을 인도한 날로 판시한 바 있다 . FIO특약이 있는 경우, 실수입자의 의뢰를 받은 하역업자에게 양하작업을 허용하여 하역업자가 화물을 하역하였다면, 하역업자가 운송인의 허락을 받아 화물을 점유하여 양하한 때 가 제척기간의 기산점이 된다고 할 것이다. 한편, 판례는 유류화물의 경우 갑판 위의 용구호스 연결점을 지날 때, 인도된 것으로 판시한 바 있는데, 이와 관련하여 종래의 중첩적임치계약을 폐기한 판례로 평가하기도 한다 . 그러나, 창고업자와 운송인간의 묵시적임치계약이 체결되었는지 여부는 인도관행이나 임치의 방법이나 특성을 고려하여 개별 사안에 따라 달리 보아야 하므로 일률적으로 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위 판례만으로 중첩적임치계약을 폐기한 것으로 보기는 어려워 보인다. 통상의 경우, 창고업자는 화물인도에 있어서 운송인의 지시에 따라야 한다고 보므로, 창고에서 화물이 반출될 때를 인도시점으로 보아야 하고, 창고업자가 수입업자의 개인창고에 입고된 경우와 같은 사정이 있어 창고업자가 운송인의 지시를 받지 않는 경우라면, 창고에 입고된 때를 화물인도시점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통상 운송인이 화물인도의 정당성을 입증하여야 하므로, 인도시기와 관련하여서는 운송인이 입증책임을 부담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운송물을 인도할 날의 의미와 관련하여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는데, ‘운송물을 인도할 날’이라고 함은 통상 운송계약이 그 내용에 좇아 이행되었으면 인도가 행하여져야 했던 날을 말하는바 , 운송물이 멸실되거나 운송인이 운송물의 인도를 거절하는 등의 사유로 운송물이 인도되지 않은 경우에는 ‘운송물을 인도할 날’을 기준으로 한다 . 통상 운송물이 목적항에 도착한 후 선하증권의 소지인이 증권을 제시하면 통상 운송물을 수령할 수 있었던 날을 인도할 날로 볼 수 있고, 배서가 위조된 선하증권을 이용하여 위 화물들을 실제로 인도받은 경우 인도 무렵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 한편, 제척기간의 기산점을 합의로 정한 기한이 도래한 때 또는 기한의 정함이 없는 경우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가 기산점이 된다는 주장 이 있으나, 제척기간의 기산점은 직권조사사항으로 당사자가 임으로 변경할 수 없는 것으로서 상법에서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어 기산점을 달리 해석할 수는 없어 객관적으로 해석되어야 하므로 위 견해에 동의하기 어렵고, 다만 상황에 따라 제척기간의 연장으로 해석할 수 있는 경우에는 제척기간을 연장한 것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을 뿐이다.

    4. 제척기간(제소기간) 준수의 조건과 준수의 효과

    광의의 제척기간 중 제소기간의 성질을 가지고 있지 않은 제척기간의 경우에는 권리행사기간 내에 재판상 또는 재판외 권리행사를 하게 되면 제척기간을 준수하게 된다.

    제소기간의 경우 제소기간 내에 재판상 청구를 하여야 하는데, 재판상 청구는 법령상 또는 계약상 관할권 있는 법원 또는 기관에 하여야 한다. 관할권이 없는 법원이라고 하더라도, 이송 등이 가능한 경우에는 재판상 청구로 인정될 수 있는지 논란이 있을 수 있으나, 이를 인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다만, 이송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적법한 재판상 청구로 볼 수 없다. 예를 들어, 영국법원이 관할법원임에도 뉴욕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경우에는 적법한 재판상 청구로 볼 수 없으나, 서울중앙지방법원이 관할 법원임에도 수원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경우에는 적법한 청구로 인정할 여지가 있다고 할 것이다.

    재판상 청구를 요건으로 하고 있는 바, 재판상 청구로 볼 수 있는 소송, 중재, 지급명령신청 등은 적법한 재판상 청구로 볼 수 있으나, 재판상 청구가 아닌 가압류나 압류 등 보전처분은 적법한 재판상 청구로 볼 수 없다. 한편, 책임제한절차 참가와 관련하여서는 재판상 청구인지 논란의 여지가 있으나, 책임제한 절차에 있어서는 별도의 제척기간에 대한 조항을 두고 있어 큰 문제가 없으나, 이에 반해 파산절차 참가 등의 경우는 아무런 입법적 조치도 없어 논란의 여지가 있다.

    제소기간준수의 기준은 소제기 시이고 피고에게 송달된 때가 아니다.

    제소기간의 성질을 가지고 있지 않은 광의의 제척기간의 경우에는 권리행사기간 내에 재판외 권리행사를 하게 되면 제척기간을 준수하게 되어 권리가 보전되며, 그 후는 별도의 시효나 제척기간의 적용을 받게 된다.

    같은 논리로 재판상 청구를 하여 제척기간이 준수된 경우, 그 이후의 소제기는 별개의 제척기간이나 소멸시효에 따른다고 볼 수 있는지 문제된다. 예를 들어, 어떠한 선행 재판상 청구를 통해 제척기간을 준수한 경우에는 보전된 권리에 대해 후행 재판상 청구에 있어서는 별도의 시효나 제척기간 내에 소를 제기할 수 있는지 문제되는데, 이는 시효의 중단이나 정지의 문제와는 다른 별개의 차원의 논의라 볼 수 있겠다. 그러나, 재판상 청구를 규정한 제척기간에 있어서도 별도의 기간을 부여하는 것은 조기에 권리관계를 확정하고자 하는 취지에 반하고, 보충성을 충족하지 못하는 재판상 청구로 인해 별개의 재판상 청구를 필요로 하게되어 소송경제적으로도 바람직하지 못하다. 특히, 상법 제814조가 청구원인의 여하에 불구하고 적용됨에 비추어 볼 때, 후행 재판상 청구에 별도의 기간을 부여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한편, 선박소유자책임제한법 제49조 제2항에는 제척기간의 정지, 제3항에는 중단에 따른 허용기간이 180일임을 규정하고 있다는 점도 별개의 시효나 제척기간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 할 것이다.

    5. 제척기간의 연장

    상법 제814조 제척기간은 당사자의 합의에 의하여 연장할 수 있으며, 상법 제840조 와 달리 단축여부에 대해서는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지는 않으나, 단축할 수는 없는 것으로 해석된다 . 한편, 제척기간이 도과한 이후의 합의에 의한 연장이 가능한지 문제되나, 제척기간 도과 여부는 직권조사사항임에 비추어 볼 때, 제척기간 도과 이후 합의에 의한 제척기간 연장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다만, 소송의 원인사실이 발생하기 전에 제척기간을 연장하기로 한 합의는 유효하다.

    연장의 방법으로 합의를 규정하고 있는 것은, 제척기간 연장은 당사자가 인식한 상황에서만 연장될 수 있다는 취지가 포함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므로, 밀행성이 인정되는 가압류나 가처분 등에 의한 제척기간 연장을 인정할 경우 예측가능성을 해칠 수 있고 조기에 법률관계를 확정하고자 하는 제척기간의 취지에 반하므로 이를 인정할 수 없는 것이다.
    제척기간은 본래 연장, 단축, 정지 등이 인정되지 않은 성질을 가지고 있으나, 상법 제814조, 제840조, 선박소유자책임제한법 제49조 등과 같이 법에 특별한 규정을 두고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는 인정되나, 제척기간의 성질상 명시적인 조항이 없는 경우에는 인정될 수 없다.

    가압류의 경우 시효의 중단의 효력은 집행채권인 피보전채권의 시효가 중단될 뿐이고, 가압류의 대상에 불과한 피집행채권에는 시효중단의 효력이 발생하지 않듯이, 가압류는 피집행채권의 제척기간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가사 재판상 청구를 하여 적법한 제소기간을 충족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제척기간의 준수가 그 후에 제기하는 다른 재판상 청구나 같은 절차 내에서 청구의 변경 등에 있어서 제척기간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한다.

    6. 제척기간 도과의 효과

    제척기간이 도과한 경우, 채무가 절대적으로 소멸한다고 보아야 한다. 절대적으로 소멸하는지 여부를 논하는 실익은 상계가능 여부 등에 차이가 있다. 즉, 제척기간의 도과로서 절대적으로 채권이 소멸된다고 본다면, 그 채권으로는 상계를 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비스비규칙의 해석상 제척기간 도과로 채권은 절대적으로 소멸하므로, 제척기간이 도과한 채권으로 상계를 할 수 없다고 해석되고 있으며, 영국법원의 판례 도 같은 입장이다. 다만, 대법원은 일정한 경우 제척기간에 있어서도 상계를 인정한 경우가 있으나, 이는 예외적인 경우로 보아야 한다.

    7. 소송고지

    소송고지의 효과는 소송고지서를 법원에 제출한 때에 생긴다는 학설이 있으나, 판례 는 피고지자가 고지를 알 지 못한 때에는 고지의 효력이 생긴다고 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으므로 소송고지서가 피고지자에게 송달된 때에 효력이 발생한다고 보고 있다 . 다만, 이러한 소송고지의 효과와 별도로 제척기간 준수 여부에 관한 효력의 경우는 피고지인에 대한 송달을 전제로 소송고지신청서 제출시에 소급할 수 있는지 문제될 수 있으나, 소송고지가 사실의 통지에 불과하고, 발송주의를 채택한 영국법과 달리 도달주의를 취하는 우리나라 법제에 있어서는 소송고지의 다른 효력들과 별개로 제척기간 준수와 관련한 효력만 소급할 필요는 없다고 할 것이다.

    소송고지는 국내의 당사자들간에는 절차상 큰 문제가 없으나, 외국인에 대한 소송고지는 송달에 있어서 상당히 어려운 점 이 있어, 소송고지 보다는 제척기간 연장을 하는 것이 훨씬 편리하지만, 상대방이 제척기간 연장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소송고지를 할 수 밖에 없는 경우가 발생한다.

    소송고지를 소송고지신청서 제출시점으로 소급할 수 없다면, 외국인에 대해 3개월 내에 적법한 소송고지를 한다는 것은 실무상 쉬운 일이 아니다. 이렇게 볼 때, 소송고지와 관련된 상법 조항은 외국인에 대해서는 거의 사문화 된 것이나 다름이 없다고 할 것인 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문제 있는 조항으로 보인다 . 헤이그비스비규칙이 3개월 내의 것이어서는 안된다고 규정한 것은 최소한의 기간을 3개월로 규정한 것인데, 우리상법에서는 그 기간을 그대로 3개월로 정하고 있는 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입법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이미 살펴본 바 있다. 구상권행사에 있어서 3개월 규정도 소송종결 후 합의진행, 외국변호사 선임 등을 여러가지 사정을 고려해 볼 때, 비록 제척기간이 조기에 법률관계를 확정하고자 하는 취지를 감안하더라도 너무 단기로 규정한 것이라 생각된다.

    입법론적으로는 격지자간에는(외국인) 소송고지 보다 좀 더 간편한 방법을 통한 제척기간 연장 또는 중단 방법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공시송달의 경우에 있어서도 외국송달의 경우 기간을 훨씬 연장하여 규정하고 있는 바, 소송고지의 경우도 이에 맞추어 정상적인 송달이 가능한 기간을 고려하여, 9개월 정도의 기간을 부여하거나, 외국송달이 필요한 외국인에 대한 소송고지에 있어서는 기간을 연장할 필요가 있다. 외국송달을 위한 소송고지는 내국인이 외국인에 대해 송달하는 절차인데, 현실적으로 실현하기 쉽지 않은 기간을 규정하여 내국인의 권리행사를 어렵게 할 필요는 없다.

    V. 상법 제 814조의 재판상 청구

    1. 비스비규칙의 재판상 청구

    비스비규칙은 화물의 멸실, 훼손에 관한 배상청구가 신속히 해결될 수 있도록 그 제척기간을 화물이 인도된 날 또는 인도할 날로부터 1년으로 제한하고 있다. 즉, 화물이 인도된 날 또는 인도되었어야 할 날로부터 1년 이내에 소송이 제기되지 않는 경우, 제6항의 2에 반하지 않는 한, 운송인과 선박은 어떠한 경우에도, 화물에 관한 그 어떠한 책임으로부터도 면제된다. 그러나, 소송의 원인사실이 발생한 이후에 당사자들이 이 기간을 연장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 기간은 연장될 수 있다(비스비규칙 제3조 제6항 ).

    한편, 여기서 소송(suit)에는 중재도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 용선계약상 중재조항을 무시하고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였다가 제소기간 1년이 도과한 후 중재를 신청한 사안에서, 제소기간이 도과하였다고 판시한 사례 가 있다. 중재약정에 반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였다가 관할위반으로 각하되자 뒤늦게 대한상사중재원에 중재신청을 한 사안에서 중재판정부는 상법제814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1년 제척기간 도과를 이유로 신청인의 신청을 각하 하였다.

    한편, 비스비규칙 제3조 제6항의 2 는 제3자에 대한 구상청구는, 소송이 제기된 법원의 법률에 의하여 허용되는 기간 내에 제기하는 것이라면, 전항에 규정된 1년이 경과한 후에도 제기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다만 그 허용되는 기간은 배상청구를 결제한 날 또는 소장을 송달받은 날로부터 3개월 내로 정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렇게 볼 때, 비스비규칙 제3조 제3항의 2는 비스비규칙 제3조 제6항의 제소기간은 화물소유자와 운송인간에 적용되고, 구상소송의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는 한편, 아울러 구상소송의 근거와 그 기간에 대해 별도로 규정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이는, 앞서 살펴본 대법원 2001.10.30. 선고 2000다62490 판결에 동의하기 어려운 중대한 근거가 되는 것이다.

    2. 재판상 청구관련 판례

    재판상 청구와 관련된 판례들은 대부분 소멸시효의 중단사유와 관련한 판례들이고, 상법 제814와 같은 제척기간과 관련된 적절한 판례는 찾기가 쉽지 않다. 관련 판례들을 살펴보기로 한다.

    재판상 청구는 통상 소송물인 권리를 소의 형식으로 주장하는 경우를 가리키지만, 피고로서 응소하여 적극적으로 권리를 주장하는 경우 도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된다. 대법원은 지급명령도 권리자가 권리의 존재를 주장하면서 재판상 그 실현을 요구하는 것이므로 본질적으로 소의 제기와 다르지 않다는 이유로, 재판상 청구로 인정한 바 있다(대법원 2011.11.10. 선고 2011다54686 판결 ).

    소유권침해에 있어서 방해배제, 손해배상, 부당이득반환청구 소송 을 제기하는 것도 취득시효를 중단하는 재판상 청구로 인정될 수 있다. 이행청구와 확인청구는 물론이고 상황에 따라서는 그 권리가 발생한 기본적 권리관계에 관한 확인청구 도 포함될 수도 있다. 재판상 청구에는 행정소송은 포함되지 않으나(서울고법 1978.10.13. 선고 76나2108 판결 ), 과세처분의 취소 또는 무효확인청구의 소가 비록 행정소송이라고 할지라도 조세환급을 구하는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의 소멸시효중단사유인 재판상 청구에 해당하는 경우 도 있다.

    대법원은 근로자가 위 관계 법령에 따라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한 후 이에 관한 행정소송에서 권리관계를 다투는 것은 재판상 청구에 해당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2012. 2. 9. 선고 2011다20034 판결 ).

    이렇게 볼 때, 판례는 재판상 청구의 범위를 상당히 넓게 인정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3. 상법 제 814조의 재판상 청구

    가. 재판상 청구와 재판외 청구

    민사소송에 있어서 소송의 주체를 당사자라고 한다면 소송의 객체를 소송물, 소송상의 청구 혹은 심판의 대상이라 한다. 청구에는 재판상 청구와 재판외 청구가 있으며, 재판외 청구는 청구에는 해당하나 재판의 형식이 아닌 경우를 말하며, 재판외 청구로는 최고를 들 수 있다. 문리해석상 상법 제814조에 재판외 청구에 포함되지 않는다.

    나. 재판상 청구에 해당하는 지가 문제되는 절차들

    상법 제 814조 제1항은 1년의 제척기간 내에 재판상 청구를 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 재판상 청구는 통상 권리를 민사소송절차에서 주장 하는 것을 말하며, (i) 법원에 제기하는 소 (ii) 지급명령신청(민소법 제464조) (iii) 중재신청(중재법 제22조) (iv) 민사조정신청(민사조정법 제2조) 등을 포함한다고 본다 . 이렇게 볼 때, 재판상 청구일 것을 요하고, 단순히 보전처분에 불과한 가압류나 가처분 등은 제외된다.

    한편, 책임제한절차, 소송고지, 채무자의회생및파산에관한법률(“통합도산법”)에 따른 회생절차나 파산절차 참가 등과 같이 소송과 성격이 다른 절차의 경우에도 재판상 청구로 인정하여야 하는지 문제된다.

    이하에서는 재판상 청구 여부가 문제되는 여러 사안에 대해 간단하게 살펴보도록 한다.

    (1) 중재

    영국 법원은 중재신청도 적법한 재판상 청구(suit)로 보고 있다. 한편, 대한상사중재원에서도 제척기간 1년을 적용하여 1년을 도과한 경우 각하를 하고 있는 바, 중재에도 제척기간 1년이 적용된다고 판정하고 있다. 그런데, 중재신청의 경우 법원에 청구하는 것이 아니므로 재판상 청구에 포함되는지 여부에 관련하여 해석상 논란이 될 수 있다. 중재신청이 재판으로 보기 어려운 부분도 있으나, 중재원이 비록 법원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중재법 등의 규율을 받고, 중재판정에 대해 중재판정취소소송을 인정하고 있는 등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중재는 넓은 의미의 재판에 해당하거나 재판에 준하는 절차로 보아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중재와 소송은 병렬적인 동격관계에 있으면서 아울러 상호 배척관계에 있다고 판단되는 바, 이는 중재가 소송에 준하는 절차로 인정받을 수 있는 근거가 된다고 할 것이다. 이에 중재도 재판상 청구에 해당하는 것으로 해석하여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2) 가압류, 압류 등 보전처분

    가압류나 가처분 같은 보전처분의 경우 해석상 재판상 청구로 인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가압류와 같은 보전처분은 권리의 종국적 만족을 위한 제도가 아니고 단지 종국적 만족의 집행보전을 위한 임시적•잠정적인•부수적 수단에 불과하다.

    상법 제814조가 재판상 청구를 제척기간 준수의 요건으로 규정한 취지는 권리실행의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인 소송을 제기함으로써 법률관계를 조기에 확정하고자 하는 취지이므로, ‘재판상의 청구’란 종국판결을 받기 위한 소의 제기나, 이행의 소를 대신하여 재판기관의 공권적인 법률판단을 구하는 절차의 진행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행청구를 할 수 있는 상황에서 가압류와 같은 보전처분을 재판상 청구로 인정하는 것은, 유효적절한 수단이 있음에도 우회적이고 간접적인 절차로 인해 법률관계 확정이 지연될 소지가 있으므로, 재판상 청구는 유효•적절한 수단일 것을 요한다고 할 것인 바, 이러한 점에 있어서 보충성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할 것이다. 보충성을 갖추지 못한 가압류 같은 경우, 그 절차로써 완전한 권리를 실현시키지 못하게 되고, 권리실현을 위해서는 또 다른 재판상 청구를 요구하므로, 이는 권리관계 조기확정의 취지에도 부합하지 않고 소송경제적으로도 이익이 되지 않으므로, 정책적인 관점에서도 가압류를 재판상 청구로 인정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민법 제168조 는 청구, 압류 또는 가압류 가처분 그리고 승인을 별개의 호로써 병렬적으로 규정하고 있고, 민법 제170조 제2항은 재판상의 청구를, 파산절차참가, 압류 또는 가압류, 가처분 등과 대등한 관계로 열거하고 있는 바, 파산절차 참가, 압류 또는 가압류, 가처분 등은 재판상 청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즉, 재판상 청구는 가압류 등과는 상호 포섭될 수 없는 관계임을 알 수 있다.

    대상판결은, 기존의 판례들이 소멸시효와 관련하여 시효의 중단사유를 논함에 있어서 재판상 청구의 범위를 넓게 해석하는 경향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시효의 중단이나 정지가 원칙적으로 인정되지 않는 상법 제 814조 제척기간의 해석에 있어서 재판상 청구의 범위를 넓게 해석하여 제척기간의 중단을 인정할 수는 없는 것이다. 제척기간은, 권리 위에 잠자지 않고 권리를 행사하였다고 인정되는 사정이 있는 경우 중단을 인정해주는 소멸시효와는 그 제도적 취지가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압류를 독립적인 시효중단 사유로 인정하지 않고 단지 최고로서의 효력만 인정하고 있음에 비추어, 압류나 가압류를 재판상 청구로 인정하거나 압류나 가압류가 중단이나 정지가 인정되지 않는 제척기간에 영향을 준다고 보기는 어렵다.

    한편,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가압류 보다 더 강력한 조치인 압류나 추심명령, 전부명령도 재판상 청구로 보기 어려움에 비추어 볼 때, 가압류를 재판상 청구로 보기는 어렵다.

    (3) 추심명령과 전부명령

    추심명령과 전부명령은, 적극적으로 지급을 구하는 절차의 시발점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재판상 청구로 인정할 여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채권자가 전부명령을 받은 경우 채무자는 추심권한이 완전히 박탈되며. 추심명령의 경우에는 채무자의 추심권한이 박탈되지는 않으나 채권자도 추심권한을 부여 받게 된다. 채무자의 추심권한이 제한되거나 박탈된 상황에서 채권자가 채무자에 갈음하여 제3채무자에게 추심이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는 것은 재판상 청구로 인정됨에 의문이 없다고 할 것이다. 다만, 추심소송이 아니라 추심명령을 받는 행위는 법원이나 채무자에 대한 적극적인 요청이 될 수 있을 지 몰라도 제3채무자에 대한 적극적인 이행을 구하는 것으로 볼 수는 없기 때문에 이를 재판상 청구로 인정하기는 어려운 것이다 . 가사, 추심명령에 재판상청구로서의 효력을 인정하더라도, 채무자의 관계에 있어서 재판상청구로 인정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제3채무자에 대한 재판상청구로 보기는 어려운 것이다.

    (4) 책임제한절차 참가, 회생절차, 파산절차 참가 등

    선박소유자책임제한법에 따른 책임제한절차 참가나 통합도산법에 따른 회생절차나 파산절차 참가 등이 재판상 청구에 해당하는지 논란이 제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절차 참가는 재판상 청구와 병렬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민법 제170조에 비추어 볼 때, 재판상 청구로 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나, 재판상 청구에 준하는 경우로 의제하여 재판상 청구로 유추적용할 여지는 있기 때문이다. 즉, 파산절차 참가나 책임제한절차에 참가하는 것은 소송절차에 대응하는 절차로서, 통상 소송이 배제되거나 제한되는 상황에서 소송의 代替的인 수단으로 권리를 실현하는 절차임에 비추어 볼 때, 이러한 절차가 재판상 청구에 포함되지 않는다면 채권의 절대적 소멸을 정하고 있는 상법 제814조에 비추어 채권자의 권리행사가 심히 제한되거나 박탈 당하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어 이러한 절차 참가도 재판상 청구에 해당한다고 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행법의 해석상 이를 재판상 청구로 보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다고 생각된다.

    한편, 상법 제814조를 규정하면서 재판상 청구로 한정함에 있어서 책임제한절차나 파산절차 참가 등과 같은 사실상 이행소송에 준하는 절차에 대한 고려가 없었기 때문으로, 입법론으로 재판상 청구와 재판상 청구에 준하는 재판 대체 절차를 포함하는 취지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할 여지가 있다. 즉, 파산절차참가나 책임제한절차 참가 등은 상법 제814조 해석상 재판상 청구에서 제외된다고 해석된다면, 입법의 오류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재판상 청구가 아닌 것을 재판상 청구로 볼 필요는 없고, 제척기간과 관련하여서는 별개의 규정을 둠으로써 해결하는 것이 더 나은 것으로 생각된다. 즉, 현행법상으로는 이러한 절차가 재판상 청구로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별도의 입법조치가 없는 한 의미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위와 같은 절차들이 그 절차 내에서 채권을 만족할 수 있는 경우에는 문제가 없으나, 채권을 만족하지 못한 경우에는 제척기간의 성질상 다른 재판상 청구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한다. 즉, 아래에서 볼 선박소유자책임제한법 제49조 제2항, 제3항과 같은 제척기간 정지사유나 중단 유사 사유를 규정하지 않은 이상 다른 재판상 청구의 제척기간에 아무런 영향을 미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볼 때, 선박소유자책임제한법이 별도로 제척기간에 대한 규정을 두고 있음에 반해, 통합도산법에는 제척기간과 관련하여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아, 상법 제814조의 입법상 문제와 상관없이, 회생절차나 파산절차의 경우, 입법상 더 큰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한편, 책임제한절차나 파산절차는 별도로 채권자의 권리 행사를 위한 별도의 신고기간을 두고 있는 바, 권리행사가 완전하게 봉쇄되는 것은 아니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이들 절차들은 처음부터 재판상 청구로 볼 필요성이 없다고 볼 여지도 있다.

    그러나, 파산절차나 책임제한절차에 상법 제814조 제척기간과 상관없이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절차가 별도로 마련되어 있어 상법 제814조 재판상 청구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상관없이 채권자가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고 볼 수도 있으나, 파산절차나 책임제한절차 등에 있어서 채권신고기간이 제척기간과 비교하여 전후인지 여부에 따라 다소 복잡한 논의 가 전개될 여지도 있고, 특히, 제척기간 도과 후 파산절차나 책임제한절차가 취소, 폐지 또는 무효가 되는 경우, 이들 절차를 재판상 청구로 보지 않을 경우, 채권자의 권리가 소멸되어 채권자의 권리행사가 불가능 한 경우가 발생할 여지가 있기 때문에 논의의 실익이 있다고 생각된다.

    그런데, 파산절차나 책임제한절차가 취소되거나 무효가 된 상황에서 아울러 제척기간도 도과한 경우에도 제척기간을 준수한 것으로 보아 적법한 소제기가 가능하다고 볼 수 있는지, 그리고 제척기간을 준수한 것으로 본다면 그 법적 근거는 무엇인지 등에 대해 여전히 의문이 해소되지 않는다.

    결국, 위와 같은 상황이 발생될 여지가 있는 경우에는, 별도로 제척기간에 대한 조항이 필요함을 알 수 있는 바, 다행스럽게도, 선박소유자책임제한법 제49조에는 이러한 문제점을 고려하여 명확하게 제척기간에 대해 정지를 규정하고 있다.

    즉, 선박소유자책임제한법은 제소기간의 적용을 받는 제한채권자가 책임제한절차에 참가한 때에는 그 때부터 그 기간의 진행이 정지되고, 다만, 그 신고가 취하되거나 각하의 결정이 확정된 때에는 그 때부터 잔여기간이 다시 진행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또한, 책임제한절차가 취소되거나 폐지되는 경우를 대비하여, 참가에 의하여 발생한 기간준수의 효력은 책임제한절차개시의 결정이 취소되거나 책임제한절차가 폐지된 때에는 효력이 상실되는 경우, 책임제한절차가 취소 또는 폐지가 확정된 날부터 180일 내에 재판상 청구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른 대부분의 절차에 있어서는 이러한 경우를 예상하지 못하여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아 법적인 공백이 발생하고 있음에 반해, 해운관련 법령인 선박소유자책임제한법에는 제척기간에 대한 식견이 뛰어난 법률가들이 많아서인지 아니면 외국의 법제를 수용한 결과인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선구적인 입법을 보여주고 있다고 할 것이다.

    제척기간이 아닌, 소멸시효가 문제되는 경우에는 당해 절차 참가로써 소멸시효가 중단되기 때문에 특별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많지 않기 때문에, 입법 당시 이러한 문제발생에 대해 신중한 검토를 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해운회사가 회생절차나 파산절차를 진행할 경우에는 제척기간이 문제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각별한 주의를 요한다고 할 것이고, 아울러 향후 관련법령 개정시 이러한 점을 반영하여 법령을 개정하여야 할 것이다.

    해운업계에서는 제척기간이 많이 논의되고 있는 것과는 달리, 해운업계를 제외한 다른 분야에서는 제척기간에 대한 인식이나 관심이 미흡한 결과로 초래된 일이라 생각된다.

    이렇게 볼 때, 위와 같은 조항을 두고 있지 않은 법령은 입법적으로 문제가 있다 할 것이므로, 회생절차나 파산절차 등 다른 절차에서도 관련조항을 둘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5) 지급명령신청

    지급명령도 권리자가 권리의 존재를 주장하면서 재판상 그 실현을 요구하는 것이므로 본질적으로 소의 제기와 다르지 않으므로, 판례의 입장과 같이 이를 재판상 청구로 인정함이 타당하다.

    (6) 소송 고지

    소송고지는 소송계속중이라는 사실의 통지에 지나지 않고 참가의 최고나 청구 등의 의사의 통지는 아니다. 소송고지는 사실의 통지에 불과하나, 법원에 소송고지신청서를 제출하여 피고지인에게 송달되면 참가적효력과 같은 효력이 발생하는 바, 소송과 유사한 면이 있다. 참가적 효력이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재판상 청구로 인정할 여지가 있으나, 법원은 소송고지를 시효중단과 관련된 사유인 최고로서의 효력을 인정하고 있을 뿐이고, 사실의 통지에 불과한 점 등을 고려해 본다면, 소송고지를 재판상 청구로 보기에는 어려운 면이 있어 보인다. 상법 제814조는 소송고지의 효력을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바, 규정된 내용에 따라 효력이 발생한다고 해석하면 될 것이고, 그 외에 제척기간에 영향을 미치는 사유는 될 수 없다고 해석해야 한다.

    다. 재판상 청구의 당사자

    재판상 청구는 운송인과 화주와의 관계에 있어 적용 되고, 제3자와의 관계에 있어서는 적용이 되지 않는다. 다만, 제3자도 운송관계인들간에 발생한 제척기간을 무시하고 권리를 행사할 수는 없는 것이므로, 제3자도 운송인이나 화주의 일방을 대위하여 권리를 행사하게 될 경우, 피대위자에 부가된 제한을 그대로 승계하므로 제척기간 내에 재판상 청구를 하여야 한다.

    상법 제814조의 제척기간이 운송인과 화주간의 운송관계에 기한 채권과 채무관계에 적용되는 것인 바, 운송관계와 관련 없는 사안이나 운송관련 당사자들이 아닌 당사자들의 경우 처음부터 상법 제814조는 그 적용이 없다.

    라. 재판상 청구와 기간의 준수

    제척기간(출소기간)을 준수하였는가의 여부는 소를 제기한 때에, 또는 관련서면을 제출한 때를 기준으로 한다(민사소송법 제246조). 판례는 一部請求가 명시적이든 묵시적이든 殘部에는 미치지 않는다고 보며, 일부청구임을 명시하지 않은 경우에는 권리의 전부에 제척기간 준수의 효력이 발생한다는 학설 이 있으나, 제척기간의 성격에 비추어 동의하기 어렵다. 일부청구에 있어서 제척기간 준수의 효과는 그 청구한 일부이고 전부가 아니며, 잔부에 대하여 새로 청구확장서면의 제출시에 효력이 발생한다 . 판례는 제척기간 내에 일부청구한 채권에 터잡아 잔부를 청구확장하였다 하더라도 제척기간 내에 청구한 數額을 초과하는 부분의 청구는 제척기간의 경과로 인하여 소멸한다고 한다 . 제척기간의 성질에 비추어 볼 때, 판례입장이 타당하고 달리 해석할 수 없다고 생각된다.

    이렇게 볼 때, 재판상 청구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재판상 청구를 넘어서는 내용으로 청구취지를 확장하더라도 청구취지 확장 당시 제척기간을 도과한 경우에는 제척기간을 준수하지 못하였다고 할 것이고, 아울러 다른 별개의 소송으로 진행될 경우에, 각 재판상 청구별로 제척기간 준수여부를 정하여야 하는 것이다.

    VI. 대상판결의 검토

    1. 논점의 정리

    대상판결은 가압류를 재판상 청구로 보고, 재판상 청구인 가압류로 인해 그 후에 제기된 추심소송은 제척기간을 준수한 적법한 소라는 취지로 판시하고 있다.

    먼저, 권리의 실현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보전처분에 불과한 가압류를 재판상 청구로 볼 수 있는지 살펴보고, 다음으로, 원고의 가압류가 소외회사의 피고에 대한 채권의 제척기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살펴본 후(가압류 효력의 주관적범위 문제), 마지막으로 가압류가 후행 청구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가압류 효력의 객관적범위 문제)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이하에서는 위 3가지의 사항에 대해 항을 나누어 살펴보고자 한다.

    2. 재판상 청구와 가압류

    대상판결은, 재판상 청구에 소송, 중재, 지급명령 신청, 중재인의 선정의 통지, 민사조정의 신청, 파산선고의 신청, 민사집행법에 의한 배당요구, 소송의 고지, 선박소유자책임제한절차의 참가 등이 재판상 청구에 해당하고 아울러 가압류 신청도 포함된다고 한다.

    가압류 등 보전처분에 있어서의 소송물은 보전소송물로서 공법상 보전청구권(공법설) 또는 청구권자체에 내재한 자기실현의 사법상 권능인 실체 보전권(공법설)으로서, 개념의 성질상 실체상 청구권과 구별되는 바, 가압류는 통상의 ‘청구’의 개념에 포함시키기 어렵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민법 제168조가 청구를 가압류나 승인 등과 병렬적으로 규정하고 있음에 비추어 볼 때, 가압류와 재판상 청구는 상호 배타적관계로서 상호 포섭할 수 없는 관계인 바, 가압류를 재판상 청구에 포함시킬 경우 민법의 조항에도 정면으로 위반되는 것이다.

    대상판결에서 예시하고 있는 절차들 중 가압류를 제외한 나머지 절차들은 모두 소송에 갈음하거나 소송을 배제하는 절차들로서 단순히 보전처분을 하는 것이 아니라, 보충성을 충족한 종국판결이나 종국판결에 갈음하는 결정 등을 통해 집행권원을 취득하는 이행소송 대신에 법이 특별히 마련한 특별소송절차로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중재나 책임제한절차 등의 경우 소송 등이 금지되거나 제한되는 경우에 代替節次로서 인정되는 것이므로 재판상 청구로 보아야 할 여지가 있는 것이다. 다만, 소송고지 의 경우 재판상 청구로 보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으며, 책임제한절차 참가도 해석상 재판상 청구로 보기 어렵다는 점은 이미 살펴본 바 있다.

    가압류는 단순한 보전처분에 불과한 것으로 부수적이고 임시적인 절차에 불과한 절차로서 종국적으로 권리의 실현을 요구하는 절차로 볼 수 없다는 점에서 대상판결이 열거한 사유들과 차이가 있다. 또한, 이미 살펴본 바와 같이, 제척기간에서 예정한 재판상 청구는 보충성을 충족한 종국적인 절차를 의미하는 것이고, 또 다른 재판상 청구를 예정한 임시적인 재판상 청구는 배제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는 가압류가 후행 청구와 제척기간에 있어서 독립적인 관계에 있기 때문에, 가압류가 재판상 청구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후행 청구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종국적 만족을 주는 재판상 청구가 아닌 한 가압류와 같은 임시적인 조치는 아무런 의미를 가질 수 없고 채권자에게는 오직 제척기간 내에 종국적인 만족을 주는 재판상 청구만이 실익이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볼 때, 재판상 청구에 가압류를 포함시키는 것은 제척기간의 취지에도 반하고 소송경제적으로 이득이 없어 정책적인 관점에서도 허용되어서는 안되므로, 가압류를 재판상 청구로 인정하지 말았어야 한다.

    3. 가압류가 제척기간에 미치는 영향

    대상판결은 가압류를 이유로 추심소송의 일부 청구는 제척기간을 준수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바, 가압류에 어떠한 효력이 있어 당초의 제척기간을 변경한 것인지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가압류를 재판상 청구로 볼 경우 선행 청구인 가압류를 통해 제척기간을 준수한 경우에는 보전된 권리에 대해 후행 재판상 청구에 있어서는 별도의 시효나 제척기간 내에 소를 제기할 수 있는지 문제되는데, 앞서 제척기간 준수의 효과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재판외 청구를 할 수 있는 경우와는 달리 재판상 청구를 요구하는 경우에는, 제소기간을 준수한 경우, 그 후의 소제기는 별개의 제척기간이나 시효의 적용을 받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다만, 별개의 제척기간이나 시효의 적용을 받게 된다고 하더라도, 대상판결이 정당화 되는 것은 아니다. 그 이유는 가압류의 효력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가압류를 재판상 청구로 보더라도, 그 한계를 뛰어 넘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원고가 소외회사의 피고에 대한 채권을 가압류 한 후, 채무명의를 획득하고 압류 및 추심명령을 거쳐 추심소송을 제기하였는 바, 가압류의 효력뿐만 아니라,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의 효력 등에 대해서도 아울러 알아 본 후, 가압류가 추심소송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검토해 보기로 한다.

    가압류는, 채무자의 제3채무자의 채권 처분 등을 금지하는 효력과 피보전채권의 시효를 중단시키는 효력이 있을 뿐이고, 채무자의 제3채무자에 대한 채권의 시효를 중단시키는 효력은 없으며, 중단이 인정되지 않는 제척기간에 있어서는, 소외회사의 피고에 대한 제척기간의 중단이나 연장에 어떠한 영향도 미칠 수 없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미 살펴본 바 있다.

    한편, 대상판결은 압류와 추심명령에 대해서는 검토하고 있지는 않으나, 추심명령 이 가압류채권에 대한 시효중단이나 제척기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여부와 관련하여 다툼이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압류 및 추심명령으로 인해 소외회사의 추심권이 박탈되지는 않지만, 소외회사에 갈음하여 원고가 채권을 대위행사함에 비추어 볼 때, 이러한 경우 원고가 소외회사의 권리를 대위한다고 할 것이지만, 추심명령 자체는 피고에 대한 청구가 아니라 단지 추심권한을 법원으로 부여 받는 절차임에 비추어 볼 때, 이를 재판상 청구로 보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한편, 대상판결과 같이, 가압류를 재판상 청구로 보더라도, 소외회사의 피고에 대한 가압류가 아닌, 원고의 소외회사에 대한 가압류 조치가, 원고의 피고에 대한 재판상청구로 보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이는, 원고가 소외회사의 피고에 대한 채권을 피집행 채권으로 가압류를 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보전채권에 대한 시효중단의 효력이 인정될 뿐이고, 소외회사의 피고에 대한 채권의 시효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과 동일한 이치이다. 소멸시효보다 더 기간의 엄격성이 보장되어야 하는 제척기간에 있어서는 더욱 그러하다고 할 것이다. 추심명령이나 추심소송에도 불구하고 제3채무자인 피고는 집행채무자인 소외회사 대한 지위에는 변동이 없으므로 소외회사에 대하여 내세울 수 있는 모든 항변(예를 들면, 변제 •채권양도 •소멸시효 •제척기간 • 기한유예 등)을 주장할 수 있는 바, 피고의 제척기간 도과 주장을 배척할 이유가 없다고 할 것이다. 추심소송을 제기하기 전에는 원고는 자신의 피보전채권과 관련한 행위나 절차를 진행한 것일 뿐이므로, 이러한 행위는 소외회사가 피고에게 가지고 있는 채권과는 단지 간접적인 관련 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원고의 가압류 조치는 소외회사의 피고에 대한 채권을 대위한 것이 아니라, 원고 자신의 소외회사에 대한 채권으로 가압류를 한 것에 불과하므로, 가압류가 제척기간에 영향을 미칠 수는 없게 되는 것이다 .

    가사, 원고가 가압류라는 재판상 청구를 하였고, 이로 인해 제척기간을 준수하여 별개의 시효나 제척기간을 보장받았다고 하더라도, 이는 원고가 가지고 있던 리스료 등 손해배상 채권을 보전하기 위한 행위이므로, 그 청구의 상대방은 소외회사가 될 뿐이므로, 그 효력은 상대방인 소외회사에게만 미칠 뿐이고, 피고에게까지 미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원고가 피고에 대한 재판상 청구를 한 것은, 소외회사의 지위에서 즉, 소외회사에(를) 갈음 또는 대위하여 피고를 상대로 추심소송을 제기한 때이므로, 제척기간 기산점은 추심소송 제기 시점임을 알 수 있다. 원고가 소외회사를 대위하여 상법 제814조의 제척기간의 적용을 받는 운송료 채권에 기해 피고에게 추심소송을 제기한 시점을 재판상 청구를 한 것으로 보아야 하는 바, 추심소송이 제기된 2010.9.14.이 제척기간 준수여부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

    4. 후행 청구의 제척기간

    대상판결과 같이, 가압류를 재판상 청구로 본다고 하더라도, 대상판결은 여전히 이해할 수 없는 의문을 남기고 있다. 대상판결은 선행 청구인 가압류가 후행 청구인 추심소송의 제척기간에 어떠한 영향을 주었는지, 그 근거는 무엇인지, 기간이 어떻게 변경되는지 등에 대해 설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민법 제170조의 규정 이나 대법원 판례에 비추어 볼 때, 제척기간의 중단은 인정될 수 없음은 당연하기 때문에 중단문제는 논외로 하기로 한다. 다만,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가압류를 재판상 청구로 보아, 제척기간을 준수한 것으로 보아 이를 이유로 후행 청구는 별개의 시효나 제척기간의 적용을 받는다고 볼 경우 대상판결이 정당화 될 수 있는지 검토해 보기로 한다.

    선박소유자책임제한법 제49조 제2항에는 제척기간의 정지, 제3항에는 중단에 따른 허용기간이 180일임을 규정하고 있음에 반해, 대상판결에서 문제된 가압류 관련 법령에는 선박소유자책임제한법 제49조와 제2항, 제3항과 같은 조항이 없고, 상법 제814조가 당사자 합의에 의한 제척기간 연장만을 규정하고 있음에 비추어 볼 때, 가압류가 비록 재판상 청구일지라도 그러한 재판상 청구로 인해 다른 재판상 청구의 제척기간에 영향을 미칠 수는 없음을 알 수 있다.

    즉, 선박소유자책임제한법 제49조 제2항, 제3항은 책임제한 절차에 참가한 경우 제척기간의 정지(제2항)와 중단 유사 효력(제3항)을 규정하고 있는 바, 이러한 경우에는 책임제한절차 참가를 이유로 제척기간이 변경되어 후행 청구에 대해 제척기간을 준수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다. 그런데, 가압류에 있어서는 제척기간에 영향을 미치는 그 어떠한 내용도 찾을 수 없는 바, 가사 가압류가 재판상 청구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추심소송의 제척기간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것이다.

    가사, 위와 같은 법령의 규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제척기간 준수의 효력이 발생하는 재판상 청구(소송물)의 차이로 인해 원고의 청구는 제척기간 준수의 효과를 누릴 수 없다.

    앞서 살펴본 판례(대법원 2007. 7.26. 선고 2006므2757 판결, 대법원 1970. 9. 29. 선고 70다737 판결)에 의하더라도, 재판상 청구는 제척기간이 준수된 청구에 대해서만 적법하고, 적법한 제척기간 준수 후에 별도의 소로써 구하는 재판상 청구는 물론이고, 적법한 제척기간 내에서의 청구를 확장 또는 변경하는 경우에도 별개의 제척기간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원고의 가압류는 처분을 하지 말라는 소송물로써 지급하라는 소송물과 다를 뿐만 아니라, 지급을 구하는 권리나 권한은 추심명령을 통해 비로소 취득하게 됨에 비추어 볼 때, 가압류 당시에는 피고에게 이행을 구할 권리나 권한조차 보유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소송물이 동일할 수가 없는 것이다.

    즉, 가압류와 추심소송은 소송물 자체가 달라 상호 제척기간에 영향을 미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추심소송이 가압류와 별개의 소송으로 진행된 대상판결의 경우에 있어서는 제척기간에 아무런 영향을 미칠 수 없는 것이다.

    만약, 소외회사가 운송료 채권에 기해 피고의 동산이나 자산(채권 포함)에 가압류를 집행하였고, 가압류는 재판상 청구로서 인정될 뿐 아니라, 아울러 가압류로 인해 제척기간을 준수한 것으로 보고, 그 효과 또한 후행 청구에 별도의 제척기간이나 시효가 적용되고 아울러 소외회사가 피고에게 소송을 이행소송을 제기하였다는 등의 조건이 충족될 경우 대상판결이 정당하다고 볼 여지가 있다. 그러나, 대상판결의 사례는 위와 같은 전제조건과는 당사자와 소송물에 있어서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결국, 운송료 채권과 리스료 등 손해배상 채권이 구별되어야 하고, 아울러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가압류의 당사자에 따라 그 효력의 범위가 달라진다는 것을 고려하여야 하므로, 그 제척기간의 준수여부도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여 별개로 검토되어야 하는 것이다.

    5. 대상판결의 법리오해

    (1) 대상판결은, 가압류와 같은 보전처분의 경우 재판상 청구에 해당하지 않음이 명백함에도, 재판상 청구의 범위를 부당하게 확대해석하고 있다. 이는, 재판상 청구를 보전처분과 병렬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민법 제168조, 제170조의 규정 및 조기에 권리관계를 확정하고자 하는 상법 제814조의 제척기간의 법리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제척기간을 연장 또는 중단한 것과 같이 판시한 것은 당사자간의 합의로만 제척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상법조항에 정면으로 반할 뿐만 아니라, 중단이 인정되지 않는 제척기간에 있어서 가압류는 제척기간에 아무런 영향을 미칠 수가 없는 것이고, 이는 가압류가 재판상 청구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달라지는 것도 아니다. 선박소유자책임제한법 제49조 제2항, 제3항과 같은 명시적인 법률의 규정이 없는 경우에는 제척기간의 변경은 인정될 수 없는 것이다.
    (2) 가압류 등 소멸시효의 중단사유는 당해 당사자에 대해서만 적용이 되는 것이고, 제3채무자에 대해서는 적용되지 않음에도, 대상판결은 가압류 효력의 주관적 범위를 확대해석하여, 가압류의 효력에 대한 법리를 오해하고 있다. 또한, 선행 청구로 후행 청구가 별개의 시효나 제척기간의 적용을 받는다고 보더라도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
    (3) 가압류 후 후행 청구가 가압류의 영향을 받게 되는 법적 근거를 설시하지 않고, 제척기간이 중단 또는 연장된 것과 유사하게 판시하고 있으나, 가압류의 청구와 추심소송의 청구는 소송물이 전혀 다를 뿐만 아니라 별개의 절차로 진행되어, 상호 제척기간에 영향을 줄 수 없음에 비추어, 제척기간에 대한 법리를 오해하고 있다. 아울러 이는 대법원 판례의 입장에도 반하는 것이다. 가압류로 인해 후행청구가 별도의 시효나 제척기간을 보장 받은 경우라 하더라도, 소송물의 차이로 인해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

    원고에 의해, 가압류, 압류 및 추심명령, 추심소송 등 일련의 과정과 절차가 진행되었고, 가압류는 추심소송의 시발점으로서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어, 추심소송의 제기를 가압류 시점까지 소급할 수 있는지 논의될 수 있고 대상판결에서도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판결을 하였을 수도 있을 것이다. 특히, 가압류가 채권의 보전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러한 주장이 제기될 여지가 있을 수는 있다. 그러나, 아래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볼 때, 가압류 시점으로 제척기간 준수시점을 소급하는 것은, 간접적이고 인과관계가 희박한 절차까지 추심소송의 효력을 확장한 것으로서 논리의 비약이라 할 것이다. 특히, 당사자간 그리고 소송물에 따른 효력이 별개로 발생하는 점을 고려한다면, 도저히 추심소송의 효력을 확장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4) 소결

    이상 살펴본 바와 같이, 대상판결은 (i) 재판상 청구의 해석에 있어서 법리오해 (ii) 가압류의 주관적 효력의 범위에 대한 오해 (iii) 가압류의 객관적 효력의 범위 에 대한 오해(선행 청구가 후행 청구 제척기간에 미치는 영향) 등 3중의 법리오해에 이르고 있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원고가 소로써 구하고 있는 채권들은, 모두 화물을 인도한 날로부터 1년이 지났음이 명백하다고 할 것인 바, 대상판결의 소는 모두 각하하였어야 한다. 그럼에도 일부 채권들에 대해서는 제척기간이 도과하지 않았다고 판시한 것은 심히 부당한 판결이라 할 것이다.

    VII. 결론

    대상판결은 상법 제814조의 해석에 있어서 법리오해에 이르고 있어 향후 변경되어야 하는 판결로 보여진다. 대법원에 상고를 하였다면 대법원이 이를 바로잡았을 것으로 보인다. 상고심의 판단을 받아보지 못하고 사건이 종결된 것은 아쉬운 일이라 할 것이다.

    대상판결이 재판상 청구를 넓게 해석하여 채권자(원고)의 권리를 보호함으로써 구체적 타당성을 기하려는 정책적인 판단을 하였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법원은 정책적 판단을 하거나 입법을 하는 기관이 아니고, 법령을 해석하여 이를 적용기관임에 비추어 정책적인 고려에 앞서 법령해석에 더 충실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현행법 체제하에서 가압류를 재판상 청구로 인정하거나 가압류가 추심소송의 제척기간에 영향을 미친다고 판시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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