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류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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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사청문회와 공직후보자의 탈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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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무총리나 장관 등 고위공직자가 되려는 사람은 반드시 인사청문회라는 벽을 넘어야 한다. 인사청문회는 고위공직에 지명된 사람이 공직을 수행해 나가는 데 적합한 업무능력이나 인간적 자질이 있는지를 검증하기 위해 2000년 6월 23일 도입된 제도다. 인사청문회를 통해 많은 후보자들이 위장전입, 탈세, 본인 또는 자녀 병역 문제, 투기, 범죄 등을 이유로 공직에 오르지 못한 채 낙마했다. 국민은 그런 후보자들을 볼 때마다 실망스럽기만 하다.

    어떤 사람이 고위공직자가 되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명백한 기준은 없다. 그러나 병역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거나 탈세를 한 전력이 있는 후보자는 우리 국민 정서상 고위공직자로서 적합한 인물이 아니라는 점에 이견을 제시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예를 들어 동창회비를 내지 않은 사람에게 동창회장이나 총무를 맡기고 동창회가 잘 운영되기를 바라는 것은 난센스에 가깝다. 마찬가지로 나라를 운영하는 기초가 되는 세금을 회피하거나 제대로 납부하지 않은 사람은 고위공직자가 될 수 없도록 해야 한다.

    인사청문회는 공직 적격성을 검증하기보다는 오로지 후보자를 흠집 낼 목적으로 이용될 때도 있는 것 같다.

    어떤 후보자는 “본인 예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출을 받아 딸에게 부담부 증여를 함으로써 탈세를 했다”는 비난을 받기도 한다. 부담부 증여란 예를 들어 담보대출을 받아 집을 산 후 대출금 채무와 함께 이를 증여하는 것을 말한다. 부담부 증여를 하면 집값에서 대출금을 뺀 금액만큼만 증여를 받은 것이 되어 증여세가 줄어들게 된다. 그런데 부담부 증여는 절세 방법으로 널리 권장되는 방법일 뿐 엄밀하게 얘기하면 탈세가 아니다. 탈세는 허위장부를 만드는 등 불법적인 방법을 통해 세금을 회피하는 것을 말하는데 부담부 증여는 법적으로 인정되는 것이므로 이를 통해 세금을 줄이는 것은 합법적인 절세에 해당되는 것이다.

    어떤 후보자들은 부동산 양도 시 다운계약서를 작성한 것 때문에 비난을 받기도 한다. 다운계약서는 실거래가액과 달리 작성한 허위서류다. 따라서 이에 의한 거래는 탈세를 위한 것이 된다. 그러나 고가 주택 등이 아니고 2007년 이전에 다운계약서를 작성하여 토지나 건물을 양도한 것이라면 이는 절세에 해당한다. 왜냐하면 2005년 12월 31일 개정 소득세법은 양도소득세를 실제로 거래한 가액에 의해 계산하도록 규정했고 일정한 토지나 건물을 2007년 이전에 매매할 때 실거래가가 아닌 기준시가에 의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그 당시 세법은 기준시가에 의해 거래가액을 신고하면 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기준시가가 2억원인 주택을 3억원에 매도했을 때도 양도가액을 2억원으로 하여 양도소득세를 신고ㆍ납부했던 것이다. 이것은 합법적으로 양도차익을 줄임으로써 양도소득세를 적게 내는 것이므로 탈세가 아닌 절세가 되는 것이다. 후보자들이 “그 당시는 다운계약서에 의해 거래를 하는 것이 관행이었다”고 항변하는 것도 바로 이 같은 이유에서다.

    고위공직자 후보에 대해 도덕성 검증은 반드시 필요하다. 다만 절세로 보아야 할 부분까지 탈세로 몰아가며 후보자를 흠집 내려고 한다면 이는 인사청문회 본래 취지가 아닐 것이다. 일단 터뜨리고 보자는 식의 소모적이고 정략적인 인사청문회가 계속된다면 공직 수행에 적합한 인재를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될 수도 있다. 앞으로는 인신 공격이나 의혹 부풀리기식 청문회가 아니라 후보자가 적합한 업무능력을 갖추고 있느냐, 일반인들이 수긍할 수 있는 자질이 있느냐를 검증하는, 제대로 된 검증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류성현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

    (이 글은 3월 5일자 매일경제신문에 실린 기고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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