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한희원
  • 법학교수
  • 동국대학교 법과대학, 서울신문 칼럼리스트
  • 사법정책, 법무,경찰,행정, 변호사양성, 생활문화, 형사법, 국제관계법,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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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 민주주의(Democracy)와 자유주의(Liberalism)의 진정한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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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린세상] 국정원 요원 인터넷 댓글 경찰수사 옳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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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행복시대를 표방한 박근혜 정부가 출범했다. 그런데 행복의 전제인 국가안보가 몸살을 앓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강행했고, 대내적으로는  국가정보원 요원의 인터넷 댓글이 정치 개입이란 의심을 받으면서 경찰수사가 진행 중이다. 정치적 의견을 표현한 개인행동이라면, 정치 개입을 금지한 국정원법 위반일 수 있다. 하지만 대북 심리전의 일환이었다면 대한민국은 방향을 크게 잘못 잡고 있다.

    과연 인터넷 세계에서의 정의는 무엇일까?

    세계평화와 안전의 상징인 유엔의 새 천년 목표는 더 큰 자유이다. 빈곤뿐 아니라 무지를 벗어난 후의 진정한 자유를 말한다. 1991년 냉전종식 이후에 가장 큰 국가안보 위협은 내부의 불만세력이다. 불만세력의 사상전위대가 ‘외로운 늑대’(lone wolf) 또는 유령조직원이라고 불리는 지하세력이다.  이들은 수사기관에 검거되었을 때 “할 말이 없다(I have nothing to say).”라는, 오직 5단어만을 말한다. 미국의 정보 ․ 수사당국은 족적을 추적하기가 난감한 이들 외로운 늑대를 국가안보의 가장 심각한 위협요소로 보고 있다.

    이에 오늘날 어느 나라의 국가안보기구도 의심스러운 인터넷 세계를 감시하는 것을 당연한 임무로 간주한다. 상상을 초월하는 인터넷 세계에서의 전쟁은 현실 세계에서의 전쟁보다 더욱 치열하다. 사이버 암흑의 공간은 순진하게 자유의 이름으로 미화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국가안보의 가장 무서운 적인 외로운 늑대는 제압되어야 할 영역이다.

    미국의 국내 정보기구인 연방수사국(FBI)은 이러한 임무에 매우 유능하다. FBI는 베트남전을 반대하는 지하세력을 격퇴하기 위해 인권 유린으로 악명 높았던 ‘코인텔프로’(Counter Intelligence Program) 공작을 전개했다. 사상적 흑색공간에서의 전쟁은 아군과 적군을 막론하고 전개된다. 서구세계를 감쪽같이 속인 구소련의 기만작전이 ‘트러스트’(Trust)였다. 신뢰라는 의미의 트러스트는 외형상 반정부단체였지만 사실은 국가보안위원회(KGB)가 조작한 관변단체였다. 안심하고 트러스트와 접촉한 반체제 인사들은 소리 없이 제거되었다.  폴란드의 윌(WILL) 또한 그러했다.

    그렇다면 아무리 의심스럽다고 하더라도, 표현과 양심·사상의 자유침해 논란을 야기할 수 있는 인터넷 공간을 들여다보고 간섭할 수 있는 권한은 어디에 근거할까? FBI가 명백하게 답변한다. 일반 시민의 사회계약으로 국가가 탄생하고, 사회계약의 연장인 헌법에 기초해 창설된 국가정보기구는 원래부터 그런 일을 하라고 국민이 위임했다는 것이다. 오히려 그러한 영역에서의 임무 소홀은 직무유기로 고발당할 일이라고 말한다. 개방성과 민주성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미국은 더 나아가 애국법에서 어떤 시민이 어떤 책과 자료를 뒤져보는지도 알 수 있는 권한을 ‘도서관 조항’이라는 이름으로 국가정보기구에 부여했다. 물론 더 커다란 자유를 위함이다.

    이번 사건에서의 비난은 서둘러 무혐의라고 발표하여 정치쟁점화 시키고 국가안보 사안을 일반 형사범죄처럼 수사하는 경찰에 있다. 속성적으로 국가안보 사안은 일반 형사절차로 수사할 문제가 아니다. 미국의 올바른 모습은 이렇다.  의회 승인으로 임명돼 독립성이 확보된 내부 감찰감이 자체적인 진상조사를 하고 의회에 보고한다. 미진하면 의회 차원의 진상조사가 전개된다. 이것이 코인텔 프로, 카오스 공작 그리고 마약거래 같은 심각한 인권유린 행위까지 자행했던 CIA나 FBI가 해체되지 않고 더욱 강화되어 오늘날에도 존재하는 이유이다. 미국 의회는 정보요원들의 진정한 애국심과 능력 그리고 정보기구의 필요성을 엿보고는 진상조사 후에, 오히려 입법 등 필요한 조치를 해 주었다.

    우리의 경우는 어떤가? 국가안보는 냉전가치라고 비난하고, 잘못은 무조건 형사범죄로 취급하려고 한다. 참된 지식으로 무장한 국가안보 전문가가 태부족하기 때문이다. 정책적으로 국가안보전문가를 양성하는 로스쿨을 한 곳이라도 육성해야 한다. 공무원 시험에 국가안보 과목을 필수로 하고, 국가안보 책임자는 업무 수행 전에 전문적인 연수를 받도록 해야 한다. 본질적으로 정보문화를 달리하는 국내정보와 해외정보도 분리시켜야 한다.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국가정보 전체가 매도되는 불합리를 없애기 위해서도 이는 필요하다.

    국가안보는 불타는 애국심이나 형식적인 법치로 이루어지는 문제가 아니다. 연구나 공부하지 않으면 심각한 국론 분란을 야기할 수 있는 문제이다. 인권침해의 위험성 때문에 필요한 제도를 도입하지 않거나 법을 제정하지 않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국가안보의 최 일선에 있는 진정한 애국자들을 범법자로 만들 위험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새로 출범한 국민행복 정부는 열정만이 아니라, 현대적 국가안보 이론으로도 무장한 튼튼한 국가안보 체계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서울신문 2013-03-02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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