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허중혁
  • 변호사
  • TV조선
연락처 :
이메일 : huhzung@hanmail.net
홈페이지 :
주소 :
소개 :

이 포스트는 0명이 in+했습니다.

    목록이 없습니다.

    언론중재위원회

    0

    지난 1년간 신참변호사로서 개국한 지 얼마 안 되는 종합편성채널방송국에 입사한 나는 외주제작 등의 계약서 검토, 저작권 협상, 고충처리인, 일본 업무 등 여러 일을 담당하게 되었는데, 정작 가장 중요한 일들은 언론중재위원회(이하 ‘언중위’)에 신청된 조정사건과 법원에 제기된 언론소송 등을 처리하는 것이었다. 2012년 한 해 동안 7건의 언론소송과 15건의 언중위 조정사건을 담당하면서 언론분쟁 영역은 나에게 새로운 전담 영역이 되었다.

    언중위 조정과 관련한 업무는, 기일출석 요구서가 사내변호사인 나에게 송달되면서부터 시작된다. 나는 그 사본을 조정대상 보도를 작성한 기자 및 그 담당부서의 부장급 상급자에게 보내게 되는데, 기일출석 요구서에는 신청인이 작성한 조정신청서가 동봉되어 있기 때문에 보도본부 관계자들도 그 사본을 보고 신청된 내용의 전반을 알 수 있게 된다. 사내변호사가 보도경위에 대해 잘 알지 못 하기 때문에, 기사를 작성했던 기자와 그 상급자 분들이 조정신청서 내용을 반박하는 취지의 사실관계 서면을 작성해 보내 주게 된다. 나는 보도본부 쪽에서 보내 온 사실관계 서면을 참조로 하여 언중위에 제출할 답변서를 작성하여 이메일로 제출한 후, 지정된 기일에 부장급 상급자와 함께 대리인으로 출석하게 되는 것이다.

    법률상 답변서를 제출할 의무는 없지만, 주어진 변론시간이 짧아 자세한 반론을 제기하기 힘들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느낀 후 항상 답변서를 작성하여 기일 전에 제출하려고 노력했다. 부장급 상급자나 변호사가 대리인이 되어야 하는 이유는 기사를 작성한 기자가 대리인이 되면 조정절차 내에서 조정이 성립되기 어렵기 때문이므로, 기사를 보도한 기자는 조정 법정 내에서는 참관인 자격으로만 참여할 수 있다.

    언중위 조정사건을 1년 넘게 담당하면서 언론조정의 공익과 효용도 느꼈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예를 들어, 내용에 관계없이 매우 쉽게 인정되고 있는 우리의 반론보도청구권이 과연 타당한 것인지, 그리고 법원에 민사소송을 제기한 신청인이 굳이 언중위의 조정까지 거칠 수 있게 하는 것이 적절한 것인지는 의문이다. 그리고 언중위가 국가기관이 아니라서, 기일불출석 또는 절차 지연과 같은 당사자의 비신사적 행위에 대해 어떤 권한도 행사할 수 없는 현행 법률의 개선도 바라고 싶다. 언중위의 조정절차가 좀 더 법리적으로 완비되고 이용이 활성화되어 법조인들의 새로운 관심분야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

     

    ◊ 이 글은 2013년 2월 28일자 법률신문 15면 <법조프리즘>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Comment

    You must be logged in to post a comment.

    lo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