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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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 협상, 이별도 대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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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수·합병(M&A)은 종종 결혼에 비유된다. 역사와 문화가 다른 여러 기업이 하나로 합쳐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M&A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이후에 후속적으로 이루어지는 통합작업(PMI)이 장기적으로 중요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M&A를 시작하는 단계에서는 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우선적으로 고려된다. 서로 간에 윈-윈 하기 위해 선한 의도에서 교섭이 진행되게 마련이다.

    하지만 사람의 인연이란 것이 만났다가 헤어지기도 하는 것처럼 기업들 사이의 M&A도 만남과 이별의 과정을 겪기도 한다.

    거래 조건들이 재무적으로 어느 정도 무르익으면 본격적으로 법률가들이 개입하는 계약서 작성과 협상 작업이 뒤따른다. 거래가 의도한 방향대로 잘 흘러가지 않거나 성사 뒤라도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거래당사자들 사이에서 심각한 분쟁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미리 손을 쓰는 것이 법률가의 업무다.

    이는 행복한 부부생활을 꿈꾸며 결혼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결혼 생활이 파탄날 때를 대비해 혼전에 미리 작성해두는 혼전계약과 비슷한 면이 많다.

    달콤한 신혼생활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모자랄 판에 결혼이 뜻대로 되지 않을 것에 대비해 계약서까지 쓴다는 게 우리 정서에는 맞지 않는 느낌도 있다.

    하지만 정말 부부 관계에 금이 가고 남보다 더 멀어진 사이가 돼 서로 진흙탕 싸움을 벌이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보다 보면 미리 계약서라도 만들어두는 것이 더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계약서를 쓴다면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종종 계약조건을 협상하다 보면 잘해보자고 하는 일인데 그렇게까지 모질게 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이야기를 듣곤 한다. 하지만 사람의 기억은 시간이 지나면 흐릿해지기 마련이고, 심지어 기억을 가진 사람들조차 남아 있지 않는 경우가 있다.

    사람은 가도 계약서는 남는 법이다. 살아보기도 전에 이별을 준비하는, 조금은 매정한 면이 없진 않지만 이별을 할 수도 있는 일이라면 조금이라도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다. 분쟁이 생기면 마음뿐 아니라 비용과 시간도 갉아 먹게 되기 때문이다.

     

    이 글은 한국경제 2012년 12월 9일자 [마켓 트렌드] 함께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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