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박철
  • 변호사
  • 법무법인 바른
연락처 : 02-3476-5599
이메일 : cheoll.park@barunlaw.com
홈페이지 : www.barunlaw.com
주소 : 서울 강남구 대치동 945-27 바른빌딩
소개 :

이 포스트는 0명이 in+했습니다.

    목록이 없습니다.

    안정 속의 변화

    0

    안정과 변화는 모순관계에 있지 않다. 역사는 굴러가는 바퀴와 같아서 구르는 동안에는 균형을 잡고 바로 서지만 멈추어 서면 균형을 잃고 넘어지는 법이다. 그렇다고 너무 빨리 구르면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는 수가 있으니 적당한 속도를 유지하는 것이 안정 속의 변화, 발전을 통한 안정의 비결이 된다. 아무리 많은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도 앞날을 다 예측할 수는 없는 것이고 예측불가능한 장래의 고비는 당장의 불안이 되지만 균형을 잡고 구르는 바퀴는 어떤 고비에도 가장 잘 대응할 수 있는 대비책이 된다. 이번 대선에서 국민은 안정 속의 변화를 선택하였다는 논평이 많은데 공감이 가는 표현이다.

    200년이 넘는 미국 정치사에서 가장 격렬했던 대선은 연방파의 애덤스와 공화파의 제퍼슨이 맞붙었던 1800년 대선이었다. 연방파와 공화파는 두 진영으로 나뉘어 혈전을 벌였는데 하원의원은 의회에서 부지깽이를 들고 난투극을 벌였고 언론은 온갖 흑색선전을 퍼뜨렸으며 증오와 저주가 난무했다. 그러나 그 혈전 끝에 대통령에 당선된 제퍼슨 대통령은 취임연설에서 이렇게 말했다. “모든 견해의 차이가 원칙의 차이인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다른 이름으로 불리어졌지만 동일한 원칙을 가진 형제들입니다. 우리는 모두 공화파이고, 동시에 모두 연방파입니다. 만일 우리들 사이에 이 연방을 와해시키거나 공화정체를 변경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을 방해하지 않고 그대로 두어, 잘못된 견해도 관용될 수 있고 이성이 그 잘못된 견해와 자유롭게 싸울 수 있는 안전의 기념탑으로 남게 합시다.” 이 연설은 이론가가 아닌 현실 정치인이 관용의 정신을 가장 웅변적으로 표현한 명연설로 꼽히고 있다. 관용은 안정 속의 변화를 이루기 위한 첫 번째 요소이다. 관용은 쌍방향적인 것이어서 승자가 패자에 대하여 가져야 하는 미덕일 뿐 아니라 패자가 승자에 대하여 가져야 하는 미덕이기도 하다. 우리가 관용을 갖는 사회를 만들고 관용을 넘어 배려를 갖는 사회를 만든다면 증오와 편가르기를 극복하고 사랑과 통합의 미래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안정 속의 변화를 달성하는 또 다른 중요한 요소는 법치주의이다. 말끝마다 국민의 뜻이라고 말하는 정치인은 많은 사람에게 불안감을 더해준다. 역사를 통해 보면 많은 정치인들이 자신의 뜻을 하늘의 뜻, 신의 뜻이라고 하였고 그러한 언행은 독단으로 흘렀음을 알 수 있다. 국민의 뜻은 정치인의 말이 아니라 정당한 절차를 통해 확인되어야 하고 헌법절차를 통해 입법화되어 법제도 속에서 구현되어야 한다. 법치주의 속에서 정치로부터 자유로운 법원이 일종의 균형추가 되어 법의 평등하고 공정한 적용을 보장하게 되는데 법원이 이러한 역할을 잘 수행하기 위해서는 국민의 신뢰를 받아야 하고 신뢰를 넘어 사랑받아야 한다.

    2013년 계사년 원단에 안정과 발전을 함께 이루는 대한민국,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는 법원을 기원해 본다.

     

    ◊ 이 글은 2013년 1월 3일자 법률신문 14면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Comment

    You must be logged in to post a comment.

    lo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