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노영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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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산은 사법절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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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웅진그룹의 회생절차 개시신청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의혹의 대상이 된 것은 신청 직전의 주식처분, 계열사에 대한 편파변제 등이라고 한다.

    그런데 일부 언론은 더 나아가 현행 기업회생절차 자체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보도에 의하면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법정관리는 회사채 투자자나 하도급업체에 피해를 준다면서 법정관리로 도피하는 기업의 도덕적 해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고 하고, 주요 일간지는 논설에서 채권단이 주도하는 워크아웃으로 갈 경우 채권단의 간섭을 받고, 감면받는 채무의 범위도 금융권에 한정되지만 법정관리는 면책 범위가 넓어지는 만큼 소액주주, 채권자, 거래 중소기업의 피해가 커지기 쉽다고 지적하면서 기업 오너의 ‘도덕적 해이’ 소지도 크다고 주장하기도 하였다.

    요컨대 언론의 논조는 금융기관이 주도하는 워크아웃절차가 기업회생절차보다 건전하고 우수한 제도라는 것이다. 기회만 있으면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의 연장을 도모하여 왔던 금융권의 홍보 노력의 결과물임을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그러나 도산절차에 대하여 기본적인 지식만 갖춘 사람이라면 누구나 위와 같은 주장이 얼마나 사실과 동떨어진 것인지 안다. 회생절차에서는 구사주에게 재산유용이나 은닉 또는 부실경영에 중대한 책임이 있거나 채무자협의회의 요청이 있으면 기존경영인을 관리인으로 선임할 수 없으며, 회생계획은 관계인집회의 결의를 거치는 것으로서 채무자 임의로 작성하는 것이 아니다. 이른바 편파변제에 대하여도 부인권이라는 강력한 대응수단을 제공하는 것은 회생절차뿐이다.

    그동안 금융기관에 의하여 주도되는 워크아웃의 장점은 기업의 재건을 위한 신규자금지원이 원활하다는 데 있었다. 그러나 그런 연유로 인하여 워크아웃에서는 금융기관들이 전권을 행사한 결과 전문분야와는 관계없이 관리인이 금융권 인사로 채워지고, 워크아웃 기업을 매각함에 있어서 무리한 조건을 내세우기 일쑤였다. 근원적으로 보면 금융기관들은 부실기업에 자금을 대출하여 준 잘못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로 인한 부담을 모두 기업이나 국민에게 떠넘겼을 뿐 어떠한 책임도 진적이 없다. 절차면에서도 금융기관들은 채권자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법원의 회생실무준칙을 가져다가 그대로 사용하면서 사법기관적인 지위를 누려왔다. 워크아웃이라는 것이 대부분 기업매각대금을 배당하는 청산절차에 불과할 뿐 기업재건이라고 할 수 없다는 지적도 있었다. 종래 워크아웃이 금융감독기관과 금융인들의 도덕적 해이를 불러 왔다는 비난이 가능한 이유이다.

    최근 법무부는 법무부 산하에 ‘도산청’을 설치하는 법률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법원 주도 하에 이루어져 왔던 도산절차가 사면으로부터 도전을 받고 있는 형국이다.

    통합도산법이 시행된 지 6년, 파산법원의 신설도 여의치 않은 요즈음 법원 관계자들의 분발을 기대하여 본다.

    ◊ 이 글은 2012년 10월 4일자 법률신문 14면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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