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임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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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고죄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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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성폭력관련 범죄에 관하여 친고죄를 폐지하여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나오고 있다. 이런 주장은 예전부터 있어왔다. 어쩌면 대단히 인기없는 관점이 될지 모르지만, 논의가 너무 일방적으로 치우치고 있는 듯하여 몇 자 적어본다.

실무를 해보면, 위 범죄가 친고죄로 되어 있고, 그래서 돈을 주고 합의만 하면 풀려나기도 하는 현상을 볼 때 어떤 경우에는 정의관념에 반하는 것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아울러 친고죄인 관계로 가해자는 필사적으로 피해자에게 접근하게 되고, 그 과정에 피해자에게 더 불편함을 초래하기 도 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여 친고죄제도를 폐지하는 것이 오로지 좋은 것이기만 한 것인가? 비록 정의롭지 못한 것으로 느껴지는 경우가 있다 하더라도, 위 제도는 피해자에게 선택권을 주는 것이다. 그런데 이를 폐지하는 것은, 피해자의 이러한 선택권을 박탈하는 것이 된다. 아마도 그와 같이 되면, 가해자들이 합의를 하려는 노력이 대폭 감소할 것이며, 이에 대해 또 다른 많은 피해자들은 정의롭지 못하다고 느낄 것이다. ‘성폭력으로 인한 피해를 돈으로 환산하여 마치 거래하듯이 할 수 있는가?’라거나, ‘가령 돈으로 처리할 수 있더라도 민사문제로 처리해야지, 형사문제로 거론할 것이 아니다.’라고 생각하는 분이 계신다면, 비록 논리적으로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더라도, 이 세상을 지나치게 맑은 눈으로 바라보시는 분이라 할 수 있다.

친고죄로 인한 많은 부작용이 눈에 보이기는 하지만, 이 제도가 문제투성이일 뿐이었다면 아마도 진작에 폐지되었을 것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이 있고 그러한 부분이 비록 그렇게 밝고 아름답지 못하게 보이더라도 그로 인하여 현실적으로 도움을 얻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것을 폐지하는 것에는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여간, 친고죄 폐지를 생각한다면, 친고죄가 폐지된 이후에 벌어질 상황에 대해 충분히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는가를 묻고 싶다. 본인은 이 글을 통하여 이러한 점을 한 번 생각해보자는 제언을 하는 것이지, 반드시 폐지 또는 존치가 옳다는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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