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박철
  • 변호사
  • 법무법인 바른
연락처 : 02-3476-5599
이메일 : cheoll.park@barunlaw.com
홈페이지 : www.barunlaw.com
주소 : 서울 강남구 대치동 945-27 바른빌딩
소개 :

이 포스트는 0명이 in+했습니다.

    목록이 없습니다.

    대마도와 쓰시마

    0

    몇 해 전 서울중앙지법 산우회를 따라 대마도 산행을 한 적이 있었다. 광복절 전날 대마도의 최고봉 시라다케를 오르고 다음 날 돌아오는 1박2일 일정이었다. 산행 중 법원장님으로부터 이런저런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대마도(對馬島)는 섬의 형상이 말 두 마리가 마주보고 있는 형상이라는 뜻에서 중국사람들이 붙인 지명이고, 일본식 지명인 쓰시마는 우리말 ‘두 섬’에서 유래된 지명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대마도에서 가장 높은 산인 시라다케는 한자로 백악(白嶽)이라 쓰고 시라다케라고 읽는데 이 지명은 ‘신라산’에서 유래된 것이라고 하였다. 대마도가 외국 땅이 아니라 우리의 일부처럼 친숙하게 느껴졌다.

    산행을 다녀온 후 법원장님의 권유로 ‘해유록’이라는 책을 읽었다. 숙종 45년(1719년) 통신사 일행으로 일본을 다녀온 신유한이라는 분이 일본에서 보고 들은 것은 적은 글이었다. 그 책에는 당시 일본사람들이 우리나라를 조선이라 하지 않고 한국(韓國)이라고 하였다는데 당시에는 ‘간고쿠’라고 읽지 않고 ‘카라쿠니’라고 읽었을 것이다. 이 ‘카라쿠니’라는 명칭은 가야를 뜻하는 ‘가락국’에서 나온 말이다. 일본은 당나라를 뜻하는 당국(唐國)도 ‘카라쿠니’라고 읽는데 이는 고대일본이 가야를 통해서 당나라 문화를 받아들였기 때문일 것이다.

    해유록에 의하면, 대마도는 땅이 척박하고 농사지을 땅이 없어 쌀을 생산하지 못했지만 네덜란드, 오키나와, 복건, 소주, 항주의 상인들이 교역하러 와서 주옥, 코뿔소, 대모, 상아, 가죽, 후추, 사탕, 약재, 비단과 수예품을 팔고, 대마도 상인들은 이 물품을 부산, 쿄토, 나가사키 등으로 팔아 큰돈을 벌고 있었다고 한다. 백제부터 장보고에 이르기까지 한반도 남부가 중국 남부와 동남아까지의 해상무역을 장악하였지만 한반도의 해상무역 세력이 쇠퇴한 후 대마도가 해상무역의 중심지가 되었던 모양이다.

    통신사 일행은 지금은 후쿠오카가 된 하카다(博多)를 지났는데, 신유한 선생은 그 곳을 신라 충신 박제상이 의롭게 죽은 곳이며, 정몽주가 사신으로 왔다가 억류되었던 곳이라고 하였다. 정몽주가 일본에 사신으로 갔던 일은 유명한 일이지만 하카다에 억류되었던 일은 다른 책에서 읽은 적이 없었다. 그리고 박제상의 경우에도 삼국유사에 목도(木島)에서 죽었다고만 적혀 있을 뿐 하카다에 대한 언급을 본 적이 없었다. 해유록을 읽은 후 후쿠오카를 간 적이 있었는데 어디에도 박제상과 정몽주의 흔적은 남아있지 않았지만 해유록을 읽고 여행하는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마음으로 그 자취를 느끼리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일본은 가깝고도 먼 나라라고들 한다. 지리적으로는 가깝지만 마음으로는 멀다는 뜻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알면 알수록 일본은 우리와 더 가까운 나라이다. 과거에도 그랬고 미래에도 그럴 것이다. 이웃에 붙어 살다보면 좋은 추억도 있고 나쁜 추억도 있기 마련이지만 나라가 이사를 갈 수는 없는 일인지라 언제까지나 이웃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부디 좋은 일이 나쁜 일보다 많기를 바란다.

    ◊ 이 글은 2012년9월17일자 법률신문 14면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Comment

    You must be logged in to post a comment.

    lo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