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허중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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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실명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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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3일 인터넷 제한적 본인확인제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온 후로, 포털 네이버와 다음이 조만간 본인 확인 없이 게시판에 댓글을 달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편한다고 한다. 익명으로 표현할 자유도 헌법상 보호되어야 한다는 논문들이 나와 있는 상황에서 인터넷 실명제 위헌론은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고, 결국은 5년 만에 다시 익명으로 의견을 표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헌법재판소 결정을 요약하면, 본인확인제는 건전한 인터넷문화의 조성이라는 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을 인정할 수 있으나, 임시조치 또는 손해배상과 형사처벌이 가능함에도 목적달성에 필요한 범위를 넘는 과도한 제한으로서 침해의 최소성이 인정되지 않으며, 제도가 달성하려는 공익보다 이용자가 입게 되는 불이익(표현의 자유의 사전 제한)이 더 크기 때문에 법익의 균형성도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표현의 자유의 사전 제한을 정당화하기 위해서는 그 제한으로 인하여 달성하려는 공익의 효과가 명백하여야 하는데, 시행 이후 이용자들이 해외 사이트로 도피하는 등으로 제도의 실효성이 약해진 점을 생각하면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원칙적으로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결정의 내용에 실명제로 인하여 인터넷 이용자가 신원 노출에 따른 처벌 등을 염려하여 표현 자체를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은 있으나, 또 다른 이용자가 인터넷 악플 때문에 표현 자체를 포기할 가능성에 대한 고려는 없는 점이 아쉽다. 인터넷 공간에는 유용한 정보를 공유하고자 하거나 자유롭게 개인적 의견을 표현하고자 하는 이용자도 많다. 여행이나 입시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고자 하거나 시사 문제에 대한 자신의 이념을 표현하고자 하는 이용자들도 온라인상의 욕설에 시달리는 것은 마찬가지인데, 이러한 온라인 욕설이야말로 제도 외적으로 선량한 이용자들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이다.

    헌법재판소 결정의 취지가 ‘악의적인 댓글도 자유’라고 잘못 이해되어서는 안 된다. 인터넷상에서는 짧은 시간일지라도 피해자가 불특정 다수로부터 언어폭력을 당할 수 있다는 점도 심각한 문제이지만, 가장 큰 문제는 현재 온라인 욕설에 대한 적절한 제재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그나마 최근 방송통신위원회가 명예훼손 등 피해 증가 우려에 대처 방안으로 게시물 임시 삭제 등의 조치와 피해자 구제절차 등을 시급히 마련하겠다고 밝힌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 이 글은 2012년9월6일자 법률신문 15면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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