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노영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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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속영장 제도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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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영보 변호사(법무법인 태평양 대표)

    헌정 사상 최초로 현직 대통령의 형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되었다. 국회에서는 의원 2명에 대한 체포동의안의 처리가 임박하였다고 한다. 개개 사건의 진상이야 장차 수사나 재판에 의하여 밝혀지겠으나, 그 와중에 다시금 생각하게 되는 것은 우리나라 구속영장제도의 운영이다.

    주지하다시피 형사소송법은 구속영장의 발부를 두 단계로 나누어 규정하고 있다. 수사단계에서 피의자에 대한 구속의 필요성이 있어 검사의 청구에 의하여 법원이 발부하는 경우와, 기소 후 피고인을 구속할 필요가 있을 경우 법원이 발부하는 경우이다. 전자는 수사 목적 달성을 위한 것이고, 후자는 재판의 원활한 진행을 위한 것으로서 양자는 그 목적이 서로 다르다고 보아 야 할 것이다.

    그런데 구속영장제도가 운영되는 실제를 보면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이 범죄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기각되는 일이 드물지 않고, 반면에 구속영장이 일단 발부된 경우에는 구속적부심이나 보석 결정이 이루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고, 제1심 재판단계에서 석방되는 일조차 하늘의 별따기가 되었다.

    말하자면 우리의 영장제도는 영장담당법관의 엄격한 잣대에 의하여 구속영장 발부여부가 결정되고, 일단 구속이 되면 ‘관성의 법칙’이 적용되어 구속상태가 원칙적으로 계속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셈이다. 그러니 구속사건의 경우에는 구속만기인 6개월 안에 재판이 종료되어야 하는 것이 원칙인양 운영되고 있기도 하다. 영장담당법관의 ‘순간의 선택’이 피고인의 일생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당사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것은 20일로 한정된 기간에 효율적인 수사를 하기 위한 것일 뿐, 재판과정에서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를 제한하려고 하는 의도는 전혀 없는 것으로 보이는 반면에, 변호인의 입장에서는 피고인이 구속되면 장소적 제한으로 인하여 피고인과의 소통에 막대한 지장이 있을 뿐만 아니라, 증거수집 등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게 된다. 그러니 피고인에게 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는 경우에도 재판 내내 피고인이 구속되어야 하는 것은 도대체 어떠한 필요성에 기한 것인지 궁금하여 진다.

    누가 뭐래도 무죄추정과 불구속 재판의 원칙은 우리 형사소송제도의 근간이다. 실제로도 현재 우리나라와 같은 구속영장제도의 운영은 선진제국에서는 유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그러길래 영장제도의 개선은 ‘옛부터 항상 새롭게’ 제기되어온 문제였을 게다.

    법원행정처가 지난 3월 발간한 ‘사법발전계획’은 형사재판제도의 개선책 중의 하나로 ‘조건부영장발부제도’의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혀 기대를 가지게 한다. 양승태 대법원장이 지적했듯이 “구속은 형벌의 사전 집행이 아니라 신병확보의 수단일 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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