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노영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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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축은행 사태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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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영보 변호사(법무법인 태평양 대표)

    금융위원회는 지난 6일 저축은행 4곳에 6개월 영업 정지와 경영개선 명령을 의결했다.

    대규모 저축은행들의 몰락을 불러온 이번 사태는 금융당국의 정책 실패, 저축은행에 대한 감독 부실과 더불어 자격 미달 대주주들의 불법행위의 종합판이라고 불린다. 정책면에서는 예금보호 한도의 인상, 저축은행으로의 명칭 변경, 이른바 ‘88클럽’ 도입을 통한 대규모 여신의 허용 등이 대표적인 악수로 지적되는데, 요컨대 불필요하게 상호신용금고의 규모를 키워놓고, 그에 대응하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과 같은 고위험 대규모 여신을 가능하게 하여 부실을 조장하였다는 것이다. 1980년대 미국의 저축대부조합(Savings and Loan Association) 사태와 어쩌면 그리도 유사한지 놀라울 정도이다.

    그 과정에서 언론에 보도된 일부 저축은행 대주주들의 행태는 모랄 헤저드를 넘어 엽기적이기까지 하다. 횡령, 편법대출, 가장납입, 뇌물공여 등 모든 비리가 망라되어 있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고 보니 과연 법조는 이 상황에 대하여 아무런 책임이 없는가 뒤돌아보게 된다. 종래 금융관료와 금융인들은 그 업무의 전문성과 중요성으로 인하여 각별한 자부심을 가져 왔고, 실제 업무수행 과정에 있어서도 넓은 재량권을 인정받았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금융기관의 구조조정에 있어서는 ‘신속처리의 필요성’이 강조된 결과 ‘절차적 정당성’은 상대적으로 경시되었는데, 그 결과 그동안 금융 감독당국의 적기 시정조치들은 실질적으로 사법적 통제의 범위 밖에 있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례로 금융위원회가 저축은행에 대하여 부실금융기관 지정과 영업정지, 임원 직무집행정지 및 관리인 선임 처분을 하였을 때 처분의 위법을 이유로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려고 하는 경우 누가 당사자 적격을 가지며, 저축은행을 대표할 자는 누구인지조차 불분명한 실정인데, 실무상으로는 저축은행의 주주에게도 당사자 적격을 인정하거나 저축은행의 특별대리인을 선임하여 대처하고 있으나 과연 적절한 것인지 의문이다. 나아가 임원에 대한 직무집행정지처분이 해당 임원에게 송달되는 것도 아니고, 자본금증액명령의 이행기간에 대하여도 법률상 아무런 규정이 없으니 소송에서 당사자는 명령 자체가 이행기간 내에 이행을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다투게 된다. 물론 그러한 절차적 측면은 처분의 근거가 되는 실체적 요건의 존부에 비하면 그 중요성이 덜한 것임은 부인할 수 없겠으나, 위와 같은 절차적 규정의 미비는 법원이 주관하는 도산절차에 비하면 너무나도 원시적인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외국에서도 은행이나 증권회사, 보험회사 등의 파탄처리를 위한 특별법을 두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러한 특별입법들은 모두 도산법의 일반원칙을 존중하는 전제 위에 이루어졌다는 점은 항상 강조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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