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강해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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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산점의 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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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해룡 변호사(서울회)

공직선거법은 정당이 후보자를 추천하는 때에는 민주적 절차에 따라야한다고 했다.(제47조) 한편 민주적 절차에 따라 치른 경선에 참여하고도 탈락하면 그 결과에 불복하고 무소속 또는 다른 정당의 후보로 출마하는 것은 정치도의에 어긋날 뿐 아니라 경선제도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되기 때문에 당해 선거에 관해 이를 금지하는 것은 수긍되는 바이다. 이것은 하나의 엄연한 ’룰’이고 ‘룰’은 지켜야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보도된 바에 의하면 이번 총선에 출마하려했던 민주통합당의 박우순의원은 당내 정당추천후보자를 선출하는 경선에서 경쟁자인 여성후보자 보다 많은 표를 얻었지만 여성신인후보에게 주어지는 가산점(20%) 때문에 역전패했다고 한다. 그런데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정당추천후보자를 선출하는 경선에서 가산점을 부여한 그 경선은 무효라는 유권해석을 했기 때문에 박우순의원은 경선결과에 구애되지 않고 출마할 수 있게 되었으나 선관위의 유권해석에도 불구하고 경선결과에 승복하겠다고 하면서 “여성 가산점이 부여된 경선이 설령 무효일지라도 제 마음의 해석은 무효가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는 처음부터 여성에게 가산점을 주는 제도 그리고 경선에서 탈락하면 무소속이나 다른 정당의 후보로 출마하지 않는다는 ‘룰’에 동의하고 경선에 참여했기 때문에 이에 승복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취지이다. 즉 ‘룰’은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선관위의 유권해석은 가산점의 비율이 과다하다는 등의 문제가 아니고 가산점을 부여하는 것 그 자체가 부당하다는 것으로서 이는 헌법재판소가 이른바 군필자 가산점제도는 위헌이라고 한 결정과 그 맥을 같이한다고 할 것이다. 군필자 가산점제도가 위헌이라는 논거는 징병제도하에서 군필자는 모두 남성(여성은 극히 소수)이기 때문에 결국 남성에게 가산점을 주는 것이 되므로 이는 양성평등의 원칙에 위반된다는 것이다. 같은 이치로 정당추천후보를 선출하는 경선에서 여성에게 가산점을 주는 것은 역시 양성평등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보는 것이 선관위의 시각이라고 할 것이다.

형식논리로만 보면 남성 또는 여성 한쪽에게만 가산점을 주는 것이므로 그것은 양성평등 또는 평등이라는 이념에 맞지 않는다는 헌재 또는 선관위의 논리가 맞는 것 같다. 그러나 필자의 견해는 평등이라는 개념은 그렇게 단순한 것이 아니라고 본다. 헌재도 평등이란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 하는 것이 평등이라고 했다. 군필자에 가산점을 주는 것을 단순히 군복무한데 대한 보상을 하는 것이라고만 보고 그 보상은 다른 방법으로 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공무원채용시험에서 군필자에게 가산점을 주는 것이 군복무한데 대한 보상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가산점을 주는 본연의 목적은 아니다. 여성응시자가 시험공부 하는 동안 군필자는 군복무 기간 중 시험공부 못했으며, 상사의 명령에 따르고 부하를 지휘하는 등의 경험을 했고, 단체구성원으로서의 협동생활을 체험하였으므로, 군복무 경험이 없는 여성과는 공무원채용시험 응시자의 자격이라는 면에서 여러 가지로 다르다. 가산점은 이렇게 다른 것을 다르게 취급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쪽에만 가산점을 주는 것 그 자체는 양쪽을 다르게 취급하는 것이지만 그것은 같아야 할 것이 같지 않기 때문에 종국적으로 또는 실질적으로 같게 하기 위해 필요하기 때문에 지금현재 일시적으로 다르게 취급하는 것이 가산점을 주는 제도라고 할 것이다. 한쪽으로 기운 것은 이를 바로잡아야 수평이 유지된다는 이치와 같다고 할 것이다.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 하는 것이 평등이라고 했다.

국회의원 선거제도에 관해 본다면 공직선거법에는 ‘정당이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에 후보자를 추천하는 때에는 그 후보자명부의 순위 매 홀수에는 여성을 추천하여야한다”라고 규정되어 있다. 이는 양성을 평등하게 취급한 구체적인 사례라고 할 것이다. 이대로라면 국회의원 총수의 반수는 여성이어야 양성평등의 원칙에 부합한다고 할 것인데 그러한 규정은 없다. 다만 공직선거법은 ‘정당이 후보자를 추천하는 때에는 전국지역구 총수의 100분의 30 이상을 여성으로 추천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했다. 양성은 평등하고 국민의 반수는 영성인데 우리나라의 여성국회의원의 수는 너무 적은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정당추천후보자를 선출하는 경선에서 여성후보자에 상당한 가산점을 부여하는 것은 가산점의 본질적인 의미에 비추어 볼 때 그 타당성은 능히 수긍되는 일이다. 정당추천후보자를 선출하는 경선에서 여성후보자에게 가산점을 부여하는 것은 여성을 다르게 취급하는 것이지만 이는 국회의원수가 성별로 크게 다르기 때문에 다르게 취급하게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하는 것이 평등이라는데, 수평을 유지하기 위해 기운 쪽에만 손을 대서 바로잡는 조치를 그 쪽을 차별대우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이는 평등 및 가산점의 본질에 대한 이해부족이라고 할 것이다.

또한 일정한 ‘룰’을 정하고 그에 따라 운동경기 했는데 패한 후에는 그 ‘룰’이 무효라면서 결과에 승복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면 이는 스포츠정신에 반하는 것이라고 본다. “여성 가산점이 부여된 경선이 설령 무효일지라도 제 마음의 해석은 무효가 아니다”라고 했다는 박우순위원의 말을 우리는 음미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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