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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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법을 지켜야 남도 법을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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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철 변호사(법무법인 바른)

    오랫동안 사람은 다른 사람의 이익과 관계없이 자신의 이익이 최대가 되는 길을 선택한다고 믿어왔지만 최근의 연구결과 사람은 오히려 호혜적으로 행동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호혜적 선택이라는 것은 상대가 나에게 호의로 대하면 나도 상대에게 호의로 대하고 상대가 나에게 악의로 대하면 나도 상대에게 악의로 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끔 사람 중에는 다른 사람의 호의를 이용하여 상대에 대한 고려 없이 자신의 이익만 최대화하려는 무임승차자가 있기 마련인데 이 경우 사람들은 무임승차자를 응징하기 위하여 자신의 손해도 감수한다고 한다. 이와 같이 사람은 호혜적으로 행동하기 때문에 어떤 사회가 구성원 사이에 좋은 관계와 신뢰가 형성되어 각자 다른 사람의 이익을 고려하여 호의로 행동하면 이 사회는 사회적 자본이 큰 사회로서 각자의 이익을 최대화할 수 있다. 반면 구성원 사이의 관계와 신뢰가 좋지 못하면 사회적 자본이 빈약한 사회가 되어 공익을 도모하기 어렵게 된다.

    사회적 자본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사회적 신뢰라는 것인데 경제학자들은 이를 수치화하는 방법을 고안해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을 대할 때 조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0점, 대부분의 사람은 신뢰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10점을 부여하는 방법으로 설문조사한 수치를 사회적 신뢰도라고 하는데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연구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사회적 신뢰도는 2.73점으로, 스웨덴 6.63점, 일본 4.31점, 미국 3.63점과 비교하여 현저히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모두가 단군의 자손이라는 단일민족 이데올로기가 무색하게도 다인종, 다문화 사회보다 사회적 신뢰도는 더 낮은 것이다.

    호혜적 행동과 사회적 신뢰는 법의 준수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미네소타 주의 국세청은 무작위로 두 납세자 집단을 추출하여 각각 다른 편지를 발송하였다. 한 편지에서는 일반 시민이 믿고 있는 것보다 실제의 성실납세율이 훨씬 높다는 사실을 통계를 들어 설명하였고, 두 번째 편지에서는 그 편지를 받은 사람들에 대하여 예년보다 높은 확률로 세무감사를 할 것임을 경고하였다. 그랬더니 첫 번째 편지를 받은 납세자 집단은 통제 집단에 비해 높은 성실납세율을 보였으나, 두 번째 집단의 납세율은 통제집단과 차이가 없었다고 한다. 이 실험은 법 위반에 대한 처벌의 강도를 높일 때 법 준수율이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법을 잘 지킨다는 사실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높아질 때 법 준수율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는 예가 되었다.

    사회적 신뢰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많지만 가장 중요한 제도가 교육, 정치 그리고 사법시스템이라는 데에는 이론이 없다. 이 세 제도가 낮은 사회적 신뢰도에 대한 책임을 공유하지만 한편 사회적 신뢰도의 제고를 위하여 이 세 제도의 발전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도 하다.

    사람은 호혜적으로 행동하기 때문에 남이 법을 지키면 나도 법을 지킨다는 생각을 갖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를 뒤집어 말하면 이런 결론에 이르게 된다. “내가 먼저 법을 지켜야 남도 법을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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