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강해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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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결구금일수 일부통산 과연 위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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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해룡 변호사(서울)

1. 序

헌법재판소는 판결 선고 전 구금일수의 본형통산규정인 형법 제57조에 관하여 ‘형법 제57조 제1항 중 “또는 일부” 부분은 헌법에 위반 된다’라는 위헌결정을 했다(2009. 6. 25.결정 2007 헌바 25). 형법 제57조 제1항은 ‘판결 선고 전 구금일수는 그 전부 또는 일부를 유기징역… 에 산입한다’라는 규정이다.

헌법재판소는 심리과정에서 공개변론도 열었고 쟁점에 관한 논거는 이미 알려진 터이므로 위헌이라고 한 그 이유에 관해서는 이 글에서 굳이 서술하지 않기로 한다. 다만 위헌결정을 함에 있어 재판관 9명 중 8대 1로 다수가 찬성했다는 데 관해서 필자는 상당히 의외라는 생각이다.

2. 재판관 이동흡의 반대의견

이동흡 재판관은 다수의견이 제시한 결정이유에 대하여 조목조목 반론하면서
“그런데 재정통산주의를 취하고 있는 나라에서도 산입의 기준에 관해서는 법률에서 이를 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미결구금일수 전부를 본형에 산입 하되, 피고인에게 책임을 돌릴 수 있는 사유로 인한 미결구금일수를 본형산입에서 제외하는 방식(전부산입설)과 원칙적으로 당해 사건의 수사·공판에 통상 필요한 기간과 피고인에게 책임을 돌릴 수 있는 사유로 생긴 미결구금일수는 이를 본형에 산입하지 아니하고, 피고인에게 책임을 돌릴 수 없는 사유로 연장된 구금일수만을 산입하는 방식(일부산입설)으로 학설 및 실무례가 나누어진다.

형법 제57조 제1항에 관한 우리나라의 재판실무는 원칙적으로 미결구금일수 전부를 본형에 산입 하되, 피고인의 범행 후의 태도, 피고인의 부당한 절차지연으로 인하여 심리기간이 연장되었는지 여부 등을 참작하여 법관의 재량에 따라 적절한 범위 안에서 미결구금일수의 일부를 본형산입에서 제외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으므로 재정통산주의 중 전자의 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라고 하였다.

그러면서 “다수의견의 논리는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도저히 수긍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라고 했다.

다수의견과 반대의견의 차이는 ‘미결구금’을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달린 것 같다. 다수의견은 “미결구금은 자유를 박탈하여 고통을 주는 효과 면에서는 실질적으로 자유형과 유사하다”라고 해 그 외형을 중요시하는 데 반하여 반대의견은 “피고인에 대하여 과하는 법익의 박탈인 형의 집행과는 그 법적 성격이 현저히 상이한 것이다”라고 함으로서 그 본질적인 내용에 무게를 두고 있다.

3. 위헌심판과 법의 해석

무릇 사법절차에서 법률을 적용함에 있어서는 먼저 그 법률을 올바르게 해석하여야 한다. 어떤 법률 또는 법조항에 대한 위헌심판을 함에 있어서도 먼저 그 법률 또는 법조항의 의미내용이 무엇인가를 올바르게 해석하는 작업 즉 ‘법의 해석’이 선행되어야할 것이다. 미결구금일수 본형산입에 관한 형법 제57조 제1항은 조문의 문언상 해석의 여지가 없는 것 같이 보아나 해석여하에 따라서는 그 법조항의 의미 내용이 다르게 되기도 하는 것 같다.

형법 제57조 제1항에 관하여 다수의견은 “일부만을 본형에 산입 할 수 있도록 규정하여” 또는 “일부만을 형기에 산입 하는 것을 허용할 만큼 합리성과 정당성을 갖추었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함으로서 “전부 또는 일부를” 산입 한다는 문언을 이해함에 있어서 이를 ‘전부를 산입한다’ 와 ‘일부를 산입한다’ 로 따로따로 분리해 법관은 자유재량으로 전부를 산입 할 수도 있고 또는 일부를 산입 할 수도 있다는 것으로 본 것 같은 느낌이다. 그러나 법조문의 문언은 분명히 “전부 또는 일부”를 이라고 하나로 묶여 있다. 여기에서 하나로 묶여있는 것은 어느 것이나 둘 중 하나 를 ‘선택’하면 되는 것이 아니고 하나는 ‘예비적’이라는 의미이다. 경기에 출전하는 선수에게 ‘우승 또는 준우승’을 하고 돌아오라고 격려했다면 ‘우승해야 한다 만일 우승 못하더라도 준우승은 해야지’라는 의미일 것이다.

형법 제57조 제1항에 규정된 ‘일부 산입’은 그 문언이 ‘전부 또는 일부’라고 묶여 있으므로 ‘또는 일부’만을 떼어서 전부산입과는 관계없이 단순히 ‘일부를 산입한다’는 규정이라고 볼 것이 아니라 미결구금일수는 원칙적으로 전부 산입 하는 것인데 때로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 ‘일부산입’ 즉 일부를 산입 안 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하는 것이 옳은 해석이라고 본다.

4. 우리의 견해

다만 형법 제57조 제1항은 일부 산입 안할 수 있다는 취지일 뿐, 일부 산입 안할 수 있는 기준에 관해서는 아무런 규정이 없다.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4조(상소제기 후 판결 전 구금일수의 산입)에서는 “피고인 또는 피고인 아닌 자의 상소를 기각할 경우에 상당한 이유 없이 상소를 제기한 것으로 인정되는 때에는 상소제기 후의 판결 선고 전 구금일수 중 상소제기기간 만료일로부터 상소이유서 제출기간 만료일까지의 일수는 이를 본형에 산입 하지 아니 한다”라고 함으로서 일부 산입 하지 아니하는 요건과 그 범위가 규정되어 있다. 법 제57조 제1항에는 그러한 규정이 없지만 그렇다하더라도 입법이 미비하다고 탓할 수는 있으나 전부를 산입 한다는 원칙에 반하는 것은 그 자체로서 안 되는 것같이 생각하고 헌법에 위반된다고 하는 것이라면 그것은 논리에도 맞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미결구금과 징역형의 집행은 그 외형으로 보면 신체의 자유가 박탈된다는 의미에서 같은 면이 없지 않으나 그 내용이나 법적성격은 엄연히 다르므로 이를 언제 어디에서나 동일시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형법 제57조 제2항은 미결구금일수를 본형에 산입함에 있어서 미결구금일 1일을 본형의 1일로 계산한다고 규정했는데 사족인 것 같지만 이는 미결구금과 형의 집행은 본질적으로 다르므로 반드시 동일시해야 되는 것은 아니라도 통산과정에서는 동일하게 계량하라는 의미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서울고등법원 형사부법관 워크숍(2007. 6. 22.)에서 미결구금일수 본형산입을 일부 제한함으로서 상소율이 5.1% 낮아졌다고 보고된 바 있다. 징역형 기결수로 복역하기보다 미결구금이 유리하다, 밑져야 본전이니 무조건 항소 하자는 식의 남상소 관행에 제동이 걸린다는 취지이다. 미결구금은 그 사유나 기간에 관한 연유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징역형의 집행과 언제 어디에서나 반드시 동일시해야 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5. 공평을 기하기 위한 입법정책의 문제일 뿐

이동흡 재판관은 다수의견을 도저히 수긍할 수 없다며 반대의견에서 미결구금일수 본형산입에 관해 법정통산주의를 취하고 있는 영국이나 독일에서도 모두 예외를 인정하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재정통산제도이지만 원칙적으로 미결구금일수는 전부를 본형에 산입하되, 예외로 피고인의 부당한 재판지연 등의 경우 일부를 산입 안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는 것이 재판실무라고 했다. 필자는 이러한 재판실무는 형법 제57조 제1항의 규정이 그러한 내용인 규정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며 그것은 이동흡 재판관이 지적한 바와 같이 미결구금의 본질에 비추어 공평을 기하기 위한 입법정책의 문제일 뿐 헌법에 위반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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